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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공공리더십센터 문 열어“21세기 기술·창조사회 이끌 리더 키울 것”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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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호 12면

16일 문을 연 서울대 공공리더십센터. 이장무 서울대 총장(좌측)과 김광웅 명예교수(센터 설립위원장).

서울대가 16일 ‘공공리더십센터’를 개원했다. 스탠퍼드·하버드·예일·UCLA의 리더십센터를 부분적으로 벤치마킹했다. ‘봉사가 권력’ ‘포용과 소통의 리더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공공 리더에게 필요한 글쓰기·말하기·표현하기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우리 역사에서 본받을 만한 리더를 뽑아 그의 이름을 딴 ‘펠로십(fellowship)’도 만든다. ‘백범·박정희·이병철·정주영 펠로십’ 같은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했다. 또 공공지도자지표를 개발해 매년 각 분야의 리더 30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장무 총장은 이날 축사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학예를 연마하고 사회를 이해하며 남과 더불어 일할 때 남을 앞세우는 정신을 체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설립을 주도한 김광웅 명예교수도 “자기성취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엘리트는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 봉사를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21세기 기술·창조 사회에 맞는 리더를 키우기 위해 대학과 사회, 인문사회와 과학기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리더십 교육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내에선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권오남(수학교육학과) 사범대 교수는 지난해 교내에 마련된 ‘교수를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인간관계’에 관한 훈련으로 짜여 있었다. 한번은 ‘누군가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기’라는 숙제가 주어졌다. 권 교수는 자신의 수강생 중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학생을 살펴봤다. 그중에 서른이 넘은 남학생을 발견했다. 알고 보니 10년 넘게 졸업을 못하고 있었다. 권 교수는 그 학생을 불러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등을 묻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학생의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취업에도 성공했다. 권 교수는 이 과정을 리더십 강의 시간에 다른 교수들 앞에서 발표했다.

‘교수를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은 고상근 기계공학과 교수가 카네기 리더십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학기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처음엔 참가자가 10명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의로 학기당 신청자가 20~30명에 이르는 등 반응이 뜨겁다. 고 교수는 “많은 교수가 리더십 훈련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공공리더십센터은 기존 프로그램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미래사회와 리더십’ 과목을 신설해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비하는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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