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어린이책] 오 ! 나도 다른 집에선 ‘엄친아’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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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엄마 친구 아들

노경실 글, 김중석 그림, 어린이, 작가정신
64쪽, 8500원, 초등 저학년

 이제는 일반명사로 자리잡은 ‘엄친아’ 또는 ‘엄친딸’. 공부, 외모, 성격, 능력, 경제력 등을 갖춘 엄마 친구의 아들 또는 딸을 뜻하는 말로 부모가 자녀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종종 쓰인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초등학교 2학년생인 현호는 매번 ‘엄친아’와 자신을 비교하는 엄마 때문에 속상하다.

“현호야, 엄마 친구 아들은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1등 해 해외 연수를 간대.” “누구요?” “누군지 알아서 뭐하게? 엄마 친구 아들이 한 둘이야?”

왜 엄마 친구 아들은 다 잘났을까. 엄마에게 친구 아들은 딱 두 종류다. 집안을 훤하게 하는 ‘빤빤’ 아들, 집안을 어둡게 하는 ‘깜깜’ 아들. 자신을 ‘깜깜’ 아들이라고 생각하는 현호는 ‘정말 수학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수영도 잘하는…그런 ‘빤빤’ 아들이 있을까?’라며 고민한다.

‘엄친아’ 때문에 풀이 죽어있는 현호는 우연히 만난 동네 아주머니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다. 아주머니는 “너처럼 예의 바른 학생이 드문데 우리 아들도 널 닮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현호는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다."나도 다른 집 엄마들에게는 인사 잘하는 엄친아구나.”

신이 난 현호는 엄마에게 “어른들이 인사를 잘한다고 칭찬했다”고 자랑했지만 “엄마 친구 아들들은 인사도 잘하고 공부도 잘해”라는 핀잔만 듣는다. 현호는 "왜 엄마 친구 아들들은 다 잘난거야! 난 다른 아줌마 아들할래!”라며 집을 뛰쳐나간다. 그 후…. 현호는 “누구 엄마 아들인지 정말 잘생겼네! 대한민국 엄친아 다 나와!”라며 자신감에 소리친다. 엄마는 현호에게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

작가는 잘난 ‘엄친아’ 때문에 속상해 하는 아이들을 위로하며 ‘사실은 엄마가 너희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라는 부모의 마음을 알려준다. 반면 부모에게는 아이에 대한 지나친 사랑을 줄이고 대신 아이만의 장점을 키우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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