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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新공항 건설기본계획 문제점과 수정방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수용능력 1억명.동북아 중심(Hub)공항」으로 발돋움한다는인천국제공항이 계획된 활주로를 모두 건설해도 7천만명밖에 수송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이같은 문제점은 91년말 당시 교통부가공항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활주로 용량을 과 다하게 판단했기때문에 야기됐다.신공항의 문제점을 심층분석해 본다.
공항의 능력은 보통 「단위시간동안 비행기가 몇대나 뜨고 내릴수 있나」를 말하며 활주로의 수(數).배치형태에 따라 결정된다.91년 기본계획이 수립된 인천국제공항은 지금까지 1억명을 수송할 수 있는 공항으로 알려졌다.기본계획은 활주 로 형태를 4백30 떨어진 2개의 평행활주로(=접근평행활주로)를 2벌로,능력은 연간 여객 1억명,화물 7백만(비행기 운항횟수로는 53만5천회)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제시했다.정부는 이에 따라신공항의 여객터미널.고속도로.철도등 접근교통시설및 기타 부속시설을 모두 1억명 공항에 맞춰 설계.건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기본계획을 수정하면서 공항구내에 활주로를 하나 더 건설할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그동안신공항건설공단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온 『2독립활주로 시스템으로는 1억명 수송이 불가능하다.활주로를 하나 더 건설해 3독립활주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정부.공단 전문가들은 1년이 넘도록 이 문제로 다툼을 계속했고,결국 정부는 제5활주로 부지(2백만평)를 확보해 이 논쟁을 덮은 것이다.국내 전문가들은 이렇게 달랬지만 문제는 외국 전문가들이다.그들은 아직도 「1억명 공항」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
신공항 활주로 용량이 1억명이 안된다는 사실은 지난 5월 미국의 공항설계회사인 DMJM등이 연구한 「인천국제공항의 기본계획및 실시설계 검증 시뮬레이션 1차용역 결과 보고회」에서 처음외부로 알려졌다.DMJM은 이 보고회에서 『접근 평행활주로 용량은 단일활주로 용량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발표해 관계자들을경악케 했다.DMJM은 최근 「가정을 여러 방법으로 달리 한 용량」을 다시 산출했지만 결과는 1차보고때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실제 운영때 이.착륙 간격을 줄이고 운항속도를 늘리면 용량을 좀 더 늘릴 수 있다」는 정도의 수치만 추가로 제시됐을뿐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기본계획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공역(空域)조건을 DMJM이 감안해 용량을 산출한 결과 「인천국제공항은 북(북한).동(김포공항및 군사지역).남(군사지역)등3방향 공역제한 때문에 활주로 용량이 10% 정도 감 소된다」고 발표했다.또 이같은 공역제한이 계속될 경우 활주로를 2벌 건설해도 공항 능력은 2배가 안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이 경우제5활주로를 건설해도 공항 능력은 별로 증가하지 않기 때문.
DMJM의 계산대로라면 결국 2020년까지 4단계로 나누어 활주로를 하나씩 늘려가겠다는 정부의 개발계획은 대폭 수정돼야 한다.인천국제공항은 활주로 하나(1단계)로는 2005년,한개를더 추가(2단계)해야 용량 증가는 별로 없고,2 독립2접근평행활주로(4단계)를 모두 완성한다 해도 2015년이면 포화상태가된다.때문에 공항 개발단계를 지금처럼 4단계로 할게 아니라 1,2를 묶어 한꺼번에 개통하고(8백억원만 추가하면 된다),3단계 이후는 북방등 공역제한이 해제된 뒤 추진하는 방안을 생각할수 있다.통일등 변수가 많다며 「그때 가서 보자」는 식으로 공역문제를 다뤄서는 안되는 것이다.즉 지금처럼 「동북아 허브공항」을 만든다고 너무 무리하기보다 공항 능력을 감안해 환승수요를얼마나 수용할지 분 명히 정하고,모자라는 공항 능력은 김포공항.청주공항과 역할분담해 해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청사도 규모.배치방법을 바꿔야 하고 접근교통시설.계류장.주차장등의 용량도 당연히 재검토 대상이다.
음성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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