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서 결승2루타 해태 이경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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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향을 떠난 친구가 잘돼 부러웠는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기록한 해태 이경복은 2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스타덤에 오른 현대 조웅천과 순천상고 동기.
조와 거의 비슷한 인생유전 끝에 대망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결정적인 공헌을 해냈다.조웅천이 광주상고를 다니다 키가 작다는이유로 야구를 그만두고 순천상고로 전학간 것처럼 이경복도 원래는 광주상고 출신.
광주 동신중시절부터 타격솜씨를 인정받았으나 2학년때 심각한 팔꿈치 부상을 당해 선수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지금도 오른팔꿈치를 완전하게 펼수 없을 정도의 부상이어서 광주상고에선 더이상 선수생활이 불가능,전국무대에선 생소하기만 한순천상고로 전학해 간신히 선수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웅천이 고향팀 해태로부터 외면당하고 태평양에서 훈련생으로 떠돌던 89년 그는 비록 대타였지만 당시 막강 해태에 무사히 입단,대타로나마 당당한 프로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고질적인 허리통증으로 원래 수비위치인 2루수비는 처진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타격 재질은 이미 김응룡감독이 인정할 정도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타격만큼은 1급이라는 평을 들어왔었다.
이것이 프로 8년째 연봉이 2천5백만원밖에 안되지만 89년 이후 8년째 꾸준히 팀에 남아있을 수 있는 밑바탕.
그러나 경기 출장기회가 많지 않고 대타로 주로 출장하다 보니경기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한국시리즈 성적은 93년 1타수 무안타가 고작이다.『이제 조웅천보다 강태원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동기생 조웅천에 이어 이름을 빛낸 이경복은 이제 자신의 걱정보다 팀내 남아있는 또다른 순천상고 동기생 강태원도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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