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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식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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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를 먹으면 정말 몸이 유연해질까? [본초강목]에 ‘초는 뼈를 무르게 하는 약효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옛날 곡예사들은 몸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식초를 먹었다. 수박서리를 하다 귀를 잡혀 끌려오는 아이에게도 식초를 먹게 했다. 입안을 깨끗이 씻으면서 사심까지 쫓아내라는 의미다. 실제로 식초가 구강의 유해균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니 나쁜 것을 없애려는 노력만은 같다 할 수 있겠다.

요즘은 대부분 건강을 위해서 식초를 마신다. 얼마 전, 일본에서 건너온 식초건강법은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식초를 마시지 않았다. 60세의 피부를 가진 80대의 식초예찬론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의 말에 따르면 28년간 매 식사 후에 54ml의 식초를 마시니 잔병치레가 없고 피부도 맑고 깨끗해져 젊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다른 이는 최근 식초와 생수를 1:2로 희석한 것을 하루에 한잔씩 마시는데 덕분에 그간 쌓였던 피로가 없어지고 생기를 찾았다고도 했다. 식품 전문가들의 생생한 체험담이기에 한 귀로 흘릴 순 없었다. 그래, 식초를 마시자.

식초의 영양적 가치는 1953년 노벨상을 수상한 크레브스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식초가 우리 몸의 영양소 분해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혈액을 약한 알칼리성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쌀밥과 육류 등의 섭취가 잦아서 산성화가 되기 쉬운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특히나 고마운 식품이다. 식초에 들어있는 초산, 아미노산, 사과산, 호박산, 주석산 등을 비롯한 60여종의 유기산은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노화를 방지하고 동맥을 보호하며 콜레스테롤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특히 초산은 밥을 먹고 난 뒤 혈당을 천천히 높여주기 때문에 당뇨병과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식초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심한 근육 운동을 하고 난 뒤에는 목욕물에 식초를 섞어 몸을 담근다. 이는 피로감과 근육통을 유발하는 젖산을 빠르게 분해시켜 체내 대사를 원활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화상이나 상처를 입었을 땐 냉수에 식초를 타서 바른다. 그러면 통증이 사라지고 세포 재생을 도와서 흉터가 남지 않는다. 음식에 식초를 사용하는 것 또한 여러모로 좋다. 식중독균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기름진 음식의 지방을 중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마지막으로 식초1컵에 베이킹소다1작은술을 풀어 분무기에 담아 주방이나 화장실에 뿌리면 냄새를 없앨 수 있다.

김은아 칼럼니스트 eunahsty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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