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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의 원포인트 헬스] 골반바지 입고 싶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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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위는 날씬한데 아랫배만 볼록 나와 있다’ ‘바지를 입을 때 엉덩이에 걸려 입기 어렵다’ ‘치마가 돌아가고, 엉덩이가 펑퍼짐하다’….

만일 이런 불만이 있다면 골반 변형을 의심해 보자. 골반은 우리 몸의 주춧돌이다. 척추를 안전하게 떠받들고, 양쪽 다리의 균형을 도와 바른 자세와 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골반이 뒤틀린 것은 주춧돌을 잘못 놓아 집이 기운 것과 같다.

골반은 가운데에 위치한 선골, 요추 끝에 있는 미골, 그리고 양쪽으로 날개처럼 생긴 넓적한 장골로 이뤄져 있다. 이런 여러 뼈들을 단단하게 묶고 활동하게 하는 것이 인대와 근육이다.

과거 여성들은 농사와 가사노동에 시달리긴 했지만 그 덕에 골반 주변 근육과 인대는 견고했다. 하지만 운동량이 적은 현대 여성은 골반 주변 조직이 극도로 약해 골반이 쉽게 틀어진다. 여기에 하이힐 같은 불안정한 신발, 그리고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가 골반의 변형을 부추긴다.

임신과 출산도 골반을 약화시키는 또 다른 원인. 출산으로 늘어난 인대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골반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골반 변형은 체형의 변화와 함께 갖가지 질환을 유도한다. 원래 골반의 모양은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술잔 모양이다. 하지만 인대가 늘어나면서 벌어진 소매처럼 돼 위의 장기가 아래로 내려온다. 아랫배가 볼록 나오는 원인이다.

또 골반이 틀어지면 위로는 척추와 경추까지 왜곡된다. 아래로는 다리의 길이가 달라지면서 전신의 균형이 깨진다. 이러한 체형의 불균형과 왜곡은 생리불순·변비·요실금의 원인을 제공하고, 심한 경우 얼굴과 치열이 삐뚤어지기도 한다. 임신 여성의 경우 골반의 조임이 약해 조산도 가능하다. 골반 변형을 방치해 장기화하면 나이가 들어 O자형 다리, 척추·경추 변형에 의한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바른 골반을 갖기 위한 첫 번째 행동 수칙은 바른 자세. 다리를 꼬고나 벌리고 앉는 자세,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메는 등 균형을 깨는 행동은 삼간다.

다음은 골반 강화 운동.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양쪽 무릎을 힘껏 붙이고 골반에 힘을 준다. 무릎을 모으고 다섯까지 센 뒤 천천히 힘을 푼다. 헬스센터에 다닌다면 다리를 조이고, 벌리는 기구를 이용한다.

누워서 골반과 복근을 강화해 보자. 손등을 겹쳐 엉덩이 아래에 깔고 발목을 가볍게 겹친 뒤 다리를 들어올린다. 가능하면 허리를 수직으로 높이 올려 잠시 멈춘 뒤 내린다. 자기 전 15~20회 실시한다. 처진 내장을 들어 돌리고 등뼈의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골반을 조인 상태에서 잠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남성용 혁대나 목욕가운의 띠, 튜빙 운동에 사용하는 밴드 등 묶을 수 있는 끈을 준비한다. 조이는 위치는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는 고관절 부위. 발꿈치를 모으고 숨을 들이마신 상태에서 단단하게 묶는다.

이미 골반이 많이 틀어졌거나 벌어진 사람은 체형 교정으로 골반의 위치를 바로잡아야 한다. 골반이 일시적으로 제 위치를 찾았다 해도 다시 변형될 수 있으므로 자세에 유의하고, 골반 운동을 꾸준히 한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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