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학자가 본 3國 국민의식-한국 유석춘 연대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동북아시아의 중심축인 한국.중국.일본 3개국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행한 과거 때문에 가장 먼나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이에 3개국이 과거 역사를 올바르게 정리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발전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되지 않을 수 없다.이번 조사는 이 쟁점에관해 대체로 긍정적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다.비록 상대국에 대한 인식,특히 역사인식 부문에서는 시각차가 존재하나 의식주를중심으로 한 「생활양식」「학연.혈 연.지연을 중심으로 한 .연고주의'」「성(性)의식」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유사한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식주와 관련한 「생활양식」에서는 1세기가 넘게 지속된 서구화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3국이 모두 일정수준 이상으로 자국의 전통적 생활양식을 선택적으로 따르고 있음이 드러났다.예컨대 서울시민은 식생활에서,베이징시민은 가족과의 식사빈도 에서,도쿄시민은 선호하는 주거양식에서 전통적 모습이 강하게 드러났다.
직업과 관련한 「사회의식」에서도 3국은 모두 강한 유교문화의유산을 간직하고 있다.3국 모두에서 「현재의 직업만족도」「여가보다 일」「상사가 부하를 존중」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이는 근면과 성실,그리고 원만한 사회관계를 강조하 는 유교의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
이상의 조사결과에 비춰 볼때 한.중.일은 다가올 환태평양시대의 주역으로 서로 협력하고 발전하는데 필수적 조건인 국민정서의유사성을 충분히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3국이 이러한 문화적 공통점을 배경으로 상호 이해와 협력의 가능 성을 더 넓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