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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상승세 꺾이고 불확실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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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경제의 앞날이 불확실한 가운데 증시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카드업계 부실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과 가계부채의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유독 증시는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주식을 거침없이 사들이고 세계적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 기업 이익이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고속성장은 우리 수출을 든든히 받쳐주는 최대의 호재였다. 증시의 초점도 상승의 강도에 모아졌을 뿐 상승세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긴축정책 충격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유가 급등이 잇따르면서 추세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무엇보다 지난달 29일 이후 8일째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할 수 없게 됐다. 투매 양상은 진정됐지만 다시 '바이 코리아'로 나설 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가장 큰 불확실 요인으로 떠올랐다. 아시아로 몰려들었던 외국 자본은 미국 금리가 조금이라도 인상되면 다시 미국 증시로 U턴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1년간 아시아 증시의 주가가 평균 50% 이상 올랐기 때문에 차익 실현이 필요한 외국인에게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그동안 줄였던 달러화 자산을 다시 높이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늘면서 미국 달러화 환율이 상승해 외환시장이 출렁거릴 수도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최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국 충격의 초기 단계에서는 투기성 단기 자금의 이탈을 우려하는 정도였으나 세계 증시의 조정과 외국인의 매도가 길어지면서 상승 추세 자체를 낙관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주에는 옵션만기일(13일)까지 있어 차익 실현을 위한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증시는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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