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백여곳중 60여곳 세차장 문 닫는 추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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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가지 어디서나 심심찮게 볼 수 있던 세차장이 사라지고 있다.폐수배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도심에서 점차 떠나기 시작한 세차장들이 요즘에는 주유소마다 고객서비스를 위해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자동세차기에 손님을 빼앗겨 전.폐업하■ 곳이 늘고 있다.부산의 경우 올 들어서만 이미 60여곳의 세차장이 문을 닫았다.부산지역 4백여곳중 15%에 해당하는 숫자다.
부산시부산진구개금동 K세차장 주인 이영익(李英益.43)씨는 『8개월전 세차장을 인수했는데 손님이 이렇게 없을 줄 몰랐다』며 『많이 닦는 날도 하루 20대에 불과하고 적은 날은 3대 정도에 그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요금은 차 크기에 따라 8천~1만원.「2만원 주유시 세차무료」라는 구호를 내건 주유소의 자동세차기와는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세차협회 부산지회 이용수(李龍水)회장은 『4월 주유소 세차기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으나 「돈을 받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불공정거래로 볼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며 『문을 닫는 곳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차장에서는 자동세차기로는 받을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안 청소에 신경을 쓰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 상태.부산지역 5백50여 주유소중 반이 넘는 2백80여곳이 자동세차기를 설치해 두 집 건너 하나꼴로 세차기를 볼 수 있는데 주유소의 무한경쟁이 계속되는 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머지않아 운전자들은 차에 기름을 넣어야만 차를 닦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부산=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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