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세 꿈틀.금리인하 움직임-저가대형株 상승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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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지난 4월 이후 증시에 휘몰아쳤던 개별종목 바람이 저가대형주들의 돌풍으로 잠잠해졌다.일부 시장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이후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게 아니냐』고 조심스런 진단을 한다.
저가대형주 바람은 10월1일 외국인 한도확대가 시행된 이후부터 시작됐다.외국인들에게 주식을 팔아 넘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대우중공업을 비롯한 저가대형주의 매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또 개별종목을 정리한 일반투자자들의 저가대형주 선호도 만만치않았다.이같은 매수세는 7일에는 저가대형주의 대표주자격인 대우그룹 관련주와 은행.증권등 금융주를 큰 폭으로 올려 놓았다.
백승엽(白承燁) 동양증권법인부장은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이후 자금여유가 생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우중공업을 비롯한 저가대형주의 매수계획을 세우고 있고 최근에는 외국인투자자들도 저가대형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이 저가대형주 위주로 재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지난 6월 한때 7천8백억원까지 치솟았던 대형주의 신용융자잔고가지난 5일 4천8백억원대로 줄어들어 신용물량 부담이 크지 않고고객예탁금이 서서히 늘고 있는 점등이 저가대형 주 위주의 시장재편 가능성을 점치는 측의 근거다.
또 최근 금융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리인하 움직임도 증시로의자금유입을 점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유근성(柳根星)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개별종목 위주로 돌아가던 시장의 매기가 낙폭과대 저가대형주로 이전된 것 같다』며『경기바닥이 가시권에 들어온 느낌인데다 21일 시행될 근로자주식저축에 들어올 자금도 결국 가격이 싸고 낙폭이 큰 종목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전망에 대한 확신이 아직 서지 않은 상태에서 저가대형주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실제로 전날 큰 폭으로 올랐던 저가대형주 가운데 상당수 종목이 8일에는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지환(金知煥)동서증권과장은 『시장의 모양이 달라진 것만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현재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로 시장에 5천억원 가량의 투자여력이 생기기는 했지만 이 자금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모르겠다』고 다소 회의적인 입장 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저가대형주중에서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일부종목에 매기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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