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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매너에서 또 졌다… 일부 팬 레이저로 투수 방해

중앙일보

입력

일부 몰상식한 팬들의 매너 없는 행동이 다수의 롯데 팬들이 이끌고 있는 건전한 응원 문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준플레이오프가 열린 사직구장에선 이틀 연속 일부 롯데 팬들의 기본 이하의 행동이 벌어졌다. 9일 2차전에서 양팀이 2-2로 팽팽히 맞서던 6회 2사 뒤 롯데 손광민 타석 때 삼성 투수 정현욱이 갑자기 3루측 내야 관중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불만을 터뜨렸다. 관중석에서 레이저를 정현욱의 눈으로 쏘아 투구에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삼성 선발 에니스도 레이저로 방해를 받아 사직구장에는 "경기 중 선수에게 레이저를 쏘는 행위를 삼가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나왔지만 또다시 사건이 벌어졌다. 누군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팬은 롯데 승리를 위해 비열한 행동도 서슴지 않은 것이다.

하루 전인 8일 1차전에서 원정팀 삼성 응원단상을 점거하며 응원 방해를 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벌어진 롯데 팬의 매너 없는 행동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은 2차전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를 철수시켰다. 3루측 삼성 응원단상은 텅 비었고 삼성 팬들의 숫자도 전날 2000여 명에서 수십 명으로 줄었다. 또 일반 팬들에 앞서 경찰이 먼저 3루측 관중석에 입장해 삼성 팬들을 위해 경계선 역할을 해야 했다. 일부 팬들은 취객 난동과 오물 투척을 우려해 예매표를 환불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행동은 롯데 팬들조차 비난했다. 9일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은 하나 같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아직도 그런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 롯데 팬은 "삼성 응원단은 손님과 다름없는 사람들인데 그런 행동이 나왔다. 3차전과 4차전에 롯데 팬들도 대구구장을 찾을 텐데 만약 문제가 생기면 누구 탓을 하겠나"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경기 전 응원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응원단상에 오른 콩트팀 '나온나'는 "오늘 OO신문을 보니까. 어제 술 잡숫고 삼성 응원단상에 오른 사람들 손 들어 보이소. 여기에는 없지예. 우리 롯데 응원단은 질서 정연하고 매너 좋기로 소문났는데 왜 다 된 밥에 X 싸는교"라고 걸죽한 입담으로 관중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상대에 대한 예의가 부족했다. 우리 팬이 먼저 욕설하고 응원을 방해한 일은 좋지 않은 행동이었다. 건전한 응원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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