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 대통령 좌파 비판 발언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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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재향군인회 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9일 정치권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좌파세력이 이념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발언이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9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호소해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대통령이 때아닌 색깔론을 펼치면서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해야 할 대통령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과거에 매달린 이념 대결을 부추기는 게 과연 할 일이냐”며 “마치 사선을 넘어가는 전투부대원을 분열시키는 무능한 패장의 행보를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민은 갈등과 분열을 선동하는 지휘자가 아닌 국민과 함께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위기를 극복해 나갈 헌신적인 지휘자를 원하고 있다”면서 “국민은 지난 정책 실패를 반성하고 인적 쇄신을 통한 국정 쇄신의 시그널을 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변화와 신뢰의 시그널이지 과거 회귀와 분열의 시그널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지금 대통령이 이념 논쟁을 할 때냐. 대통령은 국민을 단합시켜서 불안감을 해소하고 어려운 난국을 헤쳐나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가세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등 이른바 ‘4대 입법’ 처리에 당운을 걸다시피 하며 드라이브를 걸자, 한나라당은 “국민을 이념 갈등 속에 빠뜨리지 말고 먹고사는 문제나 챙기라”고 반격했었다. 지금 민주당은 4년 전 한나라당이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있는 모양새다.

최재성 대변인은 “여당 대표는 정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하는데 대통령은 이념 대결을 촉발하고 있으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 것이냐”며 “국민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그 같은 대통령의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좌파, 북 연계 사이버 투쟁 강화”=경찰대학 부설 치안정책연구소의 유동열 연구관은 이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국가안보 수사활동 정상화 방안 모색’토론회에서 “좌파세력은 대부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 무차별적인 사이버 선동 공세를 취하고 있는데 사이버 테러 단계까지 발전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유 연구관은 “좌파는 북한이 해외에 개설한 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 등 70여 개의 인터넷망을 활용해 간첩 교신의 수단으로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침투해 일종의 ‘좌파 네트워크’를 형성해 거미줄 구조의 강력한 연대력과 조직 복원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좌파세력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민중예술의 구현’이라는 기치 아래 적색 문화공작을 전개했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도 이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박세직 향군회장도 이날 향군 창설 56주년 기념사에서 “북핵 문제보다 더욱 심각한 안보 위협이 우리 내부에 있다. 우리 국민은 겉과 속이 다른 공산주의의 철저한 이중성과 기만성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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