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홍천 가리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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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가리」라는 이름의 산은 국내에 많이 있다.그중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산행지로는 가리봉(강원도인제군.1천5백25).가리왕산(강원도정선군.1천5백61).가리산(강원도홍천군.1천51).
가리산(경기도포천군.7백74)등 네곳이 유명하다■ 「가리」는 곡식이나 땔나무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둔 큰 더미를 뜻하는 것으로 순수한 우리말이다.산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생겼기 때문에 가리산 또는 가리봉으로 불렀다.홍천군에는 계방산(1천5백77).
가칠봉(1천2백40).개인산(1천3백 41).가리산(1천51).공작산(8백87).팔봉산(3백2)등 유명 산행지가 널려 있다.그중 한국적 샤머니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리산(홍천군두촌면)은 정상에서의 조망이 뛰어나 내륙 산간지방의 전망대로 각광받는 곳이다.특히 낙엽송과 잡목이 우거져 있어 가을철 단풍산행지로도 적격이다.
가리산의 산행 들머리는 소양호의 물로리선착장과 두촌면의 큰평내등 두곳에서 시작된다.그중 큰평내에서 가리산을 바라보면 9백대의 능선상에 바위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어 아주 특이하다는 느낌을 준다.가리산은 30~40분 가파른 길을 오르다 넓은 공터를연이어 만나게 돼 산행이 어렵지 않다.정상 바로 밑에는 바위틈사이로 물이 떨어지는 석간수 샘터가 있어 목을 축일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태기산(1천2백61).공작산.사명산(1천1백98)자락이 한눈에 들어오고 소양호가 펼쳐진다.하산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아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여유있게 내려올 수 있다.
큰평내 위쪽에는 현재 강원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가리산 자연휴양림」조성공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하다.그러나 30여분을 오르면 넓은 소가 있는 마지막 계곡물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물을 보충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정도 오르면 넓은 고갯마루 삼거리에 닿는다.계곡에서 고갯마루까지가 가리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른편 길을 따라 30분정도 더 걸으면 샘터에 닿는다.높이가 50여는 됨직한 커다란 바위의 작은 틈으로 물이 나오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기하다.샘터를 끼고 오른쪽으로돌면 정상 바로 전의 동봉에 닿는다.동봉에서 정 상까지도 바위길이 이어지는데 중간중간 로프로 안전시설을 마련했기 때문에 산행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하산길은 고갯마루 삼거리까지 되돌아 나와 큰평내로 내려서지 말고 직진하면 된다.3개의 낮은 산봉우리를 넘으면 넓은 공터가나타나며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평탄한 길을 30여분 걸으면 된다.능선 끝자락부터 하산지점인 작은평내까지는 급 경사의 잡목과수풀이 우거진 소로로 피부가 긁히기 때문에 가급적 긴 소매의 상의를 입는 것이 좋다.총 산행시간은 4시간30분이면 족하다.
▶가리산 가는 길=가리산 입구까지 완행버스((0366)32-2499)가 하루 12회 운행한다.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국도 44호선을 따라 홍천을 지나면 철정검문소가 나타난다.철정검문소에서 5분정도를 달리면 왼편으로 막국수 집이 나온다.막국수집을 끼고 왼편 길로 들어서면 된다.
홍천=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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