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남은 5명 도주했나 숨어있나-수색戰 長期化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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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22일 아침 잠수함함장등 2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린 뒤 칠성산 부근을 바짝 죄었으나 이후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합참도 23일 『특이사항은 없다』고 공식발표했다.
과연 잔당들은 어디 있는 것일까.수색작전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이들이 이미 포위망을 벗어났거나 완벽하게 은신하고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작전이 장기전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작전전환」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추석연휴(26~28일)를 앞두고대규모 소탕작전에서 「길목지키기」로 작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적어도 추석연휴전까지는 대대적인 추격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래서인지 22일밤에는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이날 오후10시를 전후해 칠성산과 괘방산등 강릉지역 산악지역에서 공군의 지원을 받아 다량의 조명탄을 발사해 밤하늘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며 압박작전을 전개했다.또 밤새 내내 풀숲속으로 수류탄을 던지거나 소총을 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때문에 공작조등이 이미 대관령방향으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만약 그렇다면 공비들이 5중의포위망속에는 있지만 근거리포위망은 뚫었다는 얘기가 된다.
특히 북한으로 연결되는 태백산으로 빠졌다면 작전은 더 어려워진다.이에 대해 군은 『칠성산을 통하지 않고는 태백산으로 갈 수 없다』면서 아직 포위망안에 은신하고 있다고 말한다.이양호(李養鎬)국방장관 역시 23일 국회에서 『잔당들이 「지역」내에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군은 1차포위망 마지노선인 35번 국도주변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차단선을 공고히 하고 있다.35번 국도 서쪽에서는 한번도 교전상황이 없었으므로 공비들이 아직 1차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그럼에도 적잖은 전문가들은 공작원들이 교전지역을 벗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68년 1.21사태 당시 생포된 김신조(金新朝.55)씨는 『핵심공작원 2명은 이미 교전지역을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현재 교전을 벌이고 있는 잔당 들도 공작원의 안전한 도피를 위해 교란작전을 펴며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한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포위망을 탈출하지 못했다면 비트(땅속 비밀 아지트)를 파고 몸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군은 22일 사살된 함장등이 야전삽을 소지하지 않았고옷에 그다지 많은 흙이 묻지 않았다며 그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공비들의 행방은 추석때까지 전개될 소탕작전의 성과를 보면 더분명해질 전망이다.
정선구 기자.강릉=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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