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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글로벌CEO '한국에 주는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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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고어텍스 亞太지역 사장 "섬유산업 高附價만이 살길"

"한국 섬유산업은 고부가가치 부문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5일 방한한 앤드루 워렌더 고어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은 "섬유막을 접합(laminating)시키는 작업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부문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여전히 높다"며 "우리도 이 부문 제품의 상당물량을 한국에서 작업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렌더 사장은 "이제 전 세계 섬유시장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한국이나 대만의 일반용 섬유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섬유회사들도 지금 한국 업체들과 똑같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방법이 없었다"며 "섬유산업의 특성상 노동력이 싸고 공급량이 많은 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워렌더 사장은 고어텍스의 전 세계 섬유사업부문을 총괄하는 글로벌 리더도 맡고 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고어 코리아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40% 성장한 것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고어텍스는 군대 납품용 방수소재 공급에서 레저용 소재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주 5일제 근무제 도입으로 레저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우리의 주요 타깃 국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중국 수요도 계속 증가해 올해 전 세계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58년 미국에서 설립된 고어는 방수.방풍.투습성 섬유소재를 만드는 회사다. 방수 섬유 부문에서는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워렌더 사장은 89년 고어에 입사한 뒤 2001년부터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장을 맡고 있다.

홍주연 기자

*** 리도 아이서플라이 사장 "전자산업 위기 맞을 수도"

한국의 전자산업이 수년 후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자.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의 데릭 리도(사진) 사장은 6일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액정화면(LCD).휴대전화.D램 등에서 세계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리도 사장은 "한국은 원천기술.특허기술 등 지적재산권이 취약한 것이 문제"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영상장치)로 각광받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특허가 전 세계의 2.25%에 불과한 현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06~2007년 정점을 이루겠지만 한국이 그때에도 1위일지는 의문"이라며 "전자 강국을 유지하려면 지적재산권 보호 및 육성,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등에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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