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오페라 무대감독 맡는 이소영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오페라 연출가 이소영(李素英.연세대음대 강사.사진)씨가 10월5일부터 11월말까지 이탈리아 오페라부파협회 초청으로 레코와크레모나에서 오페라 무대감독을 맡게 됐다.공연작품은 살리에리의『팔슈타프』와 파이지엘로의 『두 공작부인』,치마 로사의 『두 남작』. 이번 초청은 국내 오페라 인력의 첫 해외수출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대부분의 국내 오페라단이 연출.무대감독.의상.조명등 스태프의 부족으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외국인력을 수입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무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탈리아 출신 연출가들의소개로 초청받게 됐습니다.평소 오페라에서 음악과 연기가 한데 녹아 흘러내리는 연출을 하고 싶었습니다.음식의 재료가 갖는 특성을 알아야 요리를 할 수 있듯 연출가도 무대를 알아야 합니다.』 소프라노 황영금(黃英金.연세대 명예교수)씨의 장녀로 어릴때부터 오페라극장을 안방처럼 드나든 李씨는 연세대 성악과에 수석으로 입학했지만 성악가보다 연출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로마 국립연극아카데미와 밀라노 이스티투토 유로페오에서 오 페라 연출을 공부하고 90년 밀라노 포르타 로마노 극장에서 데뷔한 李씨는 92년 로시니 탄생 2백주년 기념 페사로 페스티벌에서 『세빌랴의 이발사』 조연출을 맡았다.93년부터 국내 무대에서 20여편의 오페라 제작에 참여했고 올들어 지 난 5월 국립오페라단의 『코지 판 투테』에 이어 7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춘향전』무대감독을 맡았다.
연출가의 카리스마는 개인의 능력에서 나온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李씨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스태프 대부분이 여성』이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정확성,순간적인 유연성이 오히려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또 『국내 오페라단들이 흥행이 안된다는이유로 무대를 소홀히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