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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담쟁이덩굴의 도시’로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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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대구시 두류동 두류공원 화장실을 덮은 담쟁이덩굴. [대구시 제공]

담쟁이덩굴 심어 ‘대구를 시원하게’

 대구를 ‘담쟁이덩굴의 도시’로 만들자-.

대구시가 이런 구호를 내걸고 담쟁이덩굴 심기에 나선다.

권태형 대구시 환경녹지국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도로변·학교·다리 등 각종 구조물의 벽면에 100만 그루의 담쟁이덩굴을 심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우선 내년 중 30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료로 묘목을 나눠 주기로 하고 이달 말까지 신청(053-803-4371)을 받는다. 묘목 가운데 10만 그루는 대구수목원에서 키운 것이며, 나머지는 묘목상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제공되는 묘목은 높이 30∼50㎝짜리다. 묘목은 내년 2∼4월에 지급한다.

시가 담쟁이덩굴 묘목을 주고 기관·단체의 건물 관리자와 시민이 이를 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을 곳은 학교 등 공공 건물과 공장 벽, 도로변 옹벽 등 콘크리트 구조물의 벽면이다.

특히 신천동로와 앞산순환도로 등 두 곳은 ‘담쟁이덩굴 녹화 시범도로’로 정했다. 도로에 있는 방음벽·옹벽·다리·난간 등을 담쟁이덩굴로 덮어 녹색도로로 가꿀 방침이다.

담쟁이덩굴을 심으려는 것은 폭염 때문이다.

대구의 여름철 기온이 높아 쾌적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담쟁이덩굴은 복사열을 차단해 건물과 도심의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시는 건물의 도로 쪽 벽을 담쟁이덩굴로 덮을 경우 실내온도를 2∼3도 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먼지와 소음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담쟁이덩굴은 큰 나무와 달리 건물 벽면이나 옹벽 아래 3㎝ 정도의 틈만 있으면 심을 수 있어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산성비와 자외선을 차단하거나 흡수해 콘크리트 건축물의 표면 부식을 막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도시 녹화를 위해 현재 심어져 있는 담쟁이덩굴 외에 사철 잎이 푸른 ‘헤데라’(English ivy·상록담쟁이덩굴)도 심기로 했다.

담쟁이덩굴은 한 해에 2m 정도씩 자라며, 벽 아래 1m 당 다섯 그루를 심으면 벽면을 덮을 수 있다고 한다. 권영시 대구시 조경담당은 “현재 도로변 옹벽과 학교 벽 등 녹화가 필요한 공간의 20% 정도에만 담쟁이덩굴이 심어져 있다”며 “100만 그루를 심으면 대구가 담쟁이덩굴 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담쟁이덩굴=포도나무과의 활엽 덩굴식물. 돌담이나 바위 또는 나무줄기에 붙어서 자란다. 줄기는 10m 이상 자란다. 덩굴손의 끝에 둥근 흡착근이 있어 담 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가을에 붉게 단풍이 든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사철 푸른 담쟁이덩굴인 헤데라와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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