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은 역시 디자인" 파리 '바가텔 클래식카展' 참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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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9일 프랑스 파리 서부 바가텔공원.센강가의 아름다운 공원에 어울림직한 구형차들이 한데 모였다.
프랑스의 루이 뷔통사와 고전차 전문지 오토모빌 클래식사가 공동주최한 「바가텔 클래식카 전시회」엔 20년대부터 70년대까지생산된 다양한 구식차들이 저마다 고전미(古典美)를 겨루었다.
만들어진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미색(美色)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차들이 많았다.
롤스로이스.벤츠.알파로메오.포르셰.페라리.르노.란치아.부가티.재규어.시트로엥등 출품된 69대의 차들이 자태를 뽐냈다.
차종도 경주용차.세단.컨버티블.쿠페.스포츠카.컨셉카(미래형 개념차)등 여러가지 종류였다.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된 차란 공통점이 있지만 소유주는 물론 전세계에 퍼져있다.이 차들은 전시만 되는 것이 아니었다.본행사가 열리자 주최측의 호명에 따라 50인 행사장을 하나씩 달렸다. 30년대에 생산된 구식차도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몇 대는 도중에 시동이 꺼져 진행요원의 도움을 받아 다시 움직이기도 했다.
자동차 역사가 20여년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광경.이곳에 진열된 차만 보아도 유럽의 자동차 역사를 한눈에 보는 것 같았다.유럽인들의 차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엿보게도 해주었다.
차를 단순한 문명의 이기(利器)로가 아니라 예술품으로서 감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출품된 차들은 고전적인 외양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가방제조업체인 루이 뷔통은 『고품격 이미지가 우리 업종과 상통하기 때문에 이번 자동차 전시회를 주최했다』고 말했다.클래식자동차를 전시함으로써 자사 브랜드의 선전효과도 아울러 노리는 것같았다.
유럽인들의 관심도 높아 이날 전시회에는 유럽 각국에서 1만여명의 관람객이 모였다.고전차 소유주들도 모두 자비 부담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열의를 나타냈다.
해마다 열리는 바가텔 행사가 올해는 좀 색다른 현상을 보였다. 미국업체가 처음으로 참가했고 컨셉카도 내놓았다.
미국 크라이슬러는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시선을 끌었다.문이 상하로 열리는 컨셉카 포르토피노(PORTOFINO)를 선보였다.
전시된 차들의 품격.디자인.엔진성능등을 종합평가해 시상식도 가졌는데 올 대상(大賞)은 알파로메오의 32년형 「그랑 투리즘카브리올레」가 차지했다.
전시된 차중 가장 오래된 것은 26년형 「벤틀리 살롱」,가장최근의 것은 72년형 「마트라 MS120D」였다.
롤스로이스의 30년형 「팬텀Ⅱ 컨티넨털 투어링 살롱」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파리=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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