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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창가 원류 내달 도쿄서 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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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 근대음악의 아버지」야마다 고사쿠(1886~1965)가작곡해 일제시대 국내 음악교과서에 수록됐던 창가(唱歌)5편이 발굴됐다.
한국예술연구소 민경찬(閔庚燦.39)연구위원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찾아낸 이들 악보는 32년 경성사범대 음악교육연구회가 발행한 소학교 3학년용 초등창가집에 수록됐던 것.야마다 작곡의 창가 『오월우(五月雨)』『수차(水車)』『겨울의 아침 』『연기』『우편함』은 국내교과서에만 실렸던 까닭에 일본에서 출간된 야마다의 악보전집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또 국내에선 해방후 음악교과서에서 빠진데다 한국 근대음악사에 대한 연구 부족으로 발굴이 늦어졌던 것이다.
국내 최초의 근대적 서양음악이랄 수 있는 창가는 새로운 문물에 대한 찬양과 서민 계몽의 내용을 담은 노래들로 예술가곡과 동요.대중가요의 뿌리로 알려져 있다.야마다가 작곡한 이들 노래는 소학교 학생들은 물론 성인층에서 널리 불려지다 가 해방후 자취를 감췄다.이들 작품은 閔씨와 도쿄(東京)실내가극장의 기획으로 다음달 18일 도쿄(東京)야마하 엘렉톤 시티홀에서 열리는「한.일(韓日)창가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콘서트에서 64년만에 초연된다.
지난 7월 일본 교토(京都)에서 「한국창가 형성과정에서의 일본창가의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바 있는 閔씨는 이날 연주에서 야마다의 미공개 창가와 함께 찬송가와 서양민요를 모체로 양국에서 함께 불려진 창가,일제시대 한.일 양국에서 많이 불려지던 일본의 창가,일본인이 한국을 소재로 작곡한 창가들을 해설과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찬송가 『예수 사랑하심은』과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을 비롯,한국에서 『애국가』『이별의 노래』『졸업식』,일본에선 『반딧불』『이별의 노래』로 다양하게 불려진 영국민요 『올드 랭 사인』이 불려진다.
또 『밀밭에서』(한국),『고향의 하늘』(일본)로 불려지던 스코틀랜드 민요 『Comin' Through The Rye(밀밭으로 가면)』등이 영어.한국어.일본어로 연주된다.
또 일제시대 한국 교과서에 『자장가』로 수록돼 불려졌던 홍난파(洪蘭坡)의 『봉선화』가 처음 공개된다.함께 연주되는 창가 『학도가』는 국내에서는 작자 미상으로 알려졌지만 일본『철도가』의 번안곡이고 같은 노래가 북한에서는 항일혁명가인 『일어나라 무산대중이여』로 불려졌다.
閔씨는 『국내 음악계에서는 일제시대 일본음악의 영향에 대해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창가가 19세기말 찬송가 선율의 번안곡으로 시작됐지만 1900년대부터 일본창가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또 『일 본의 창가 역시 찬송가와 서양민요를 모델로 한 것이어서 한.일 창가는 음악적으로 구분이 거의 불가능해 동화되기도 훨씬 쉬웠다』고 지적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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