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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1만km를가다>6.식생활 문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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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티베트인들은 「잠바」라는 볶은 보릿가루와 버터차인 수유차(소油茶)를 주식으로 한다.
쌀.보리.밀등 갖은 곡물이 생산되지만 밥을 짓는다는 것이 고원의 희박한 공기로는 여간 힘든게 아니다.해발 평균 4천 이상인 티베트에서는 물이 끓는 비등점이 섭씨 80도밖에 안돼 곡식이 제대로 익지 않는다.식당에서 쌀밥을 주문해보면 밥같지가 않다.대개 서둘러 지은듯 밥이 선 맛이다.어떤 때는 생쌀을 씹는듯한 느낌이다.게다가 밥먹듯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생활에다 땔감조차 부족하니 곡식을 익혀 식사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때문에 볶은 보릿가루인 잠바가 티 베트인의 이상적인 대용식이되고 있다.
잠바와 같이 먹는 것이 티베트 전통 야크 버터차.수유차로 불리는 버터차는 왕대나무통으로 자른 듯한 「뚱모」라 부르는 차통에 야크젖으로 만든 버터를 넣고 그 위에 전차(塼茶)라는 벽돌모양의 발효차를 끓인 것을 붓는다.소금과 입맛에 맞는 향료를 넣고 피스톤같이 생긴 자루를 두손으로 절구질하듯 아래 위로 골고루 섞는다.이것을 다시 데우면 수유차가 된다.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버터차가 되는 것이다.처음 수유차를 마시는 사람은 비릿한 야 크 버터 냄새에 비위가 거슬리지만 2~3잔 마시고 나면 이내 친숙해진다.
티베트인들이 주로 먹는 육류는 야크와 양고기.티베트인들이 야크와 양고기를 즐기는 것은 발굽 달린 동물을 먹으라는 라마교의교리에 따른 것이다.닭고기나 오리고기 또는 물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야크나 양을 잡을 때도 도살 대신 끈 으로 묶어 교살한뒤 살을 발라낸다.이것도 라마교의 풍습에 따른 것이다.육류도 땔감이 부족한 탓에 불에 익히기보다 바람에 말린 생고기를 허리에 차고다니는 칼 「또」를 이용해 베어 먹는다.티베트인들이육식과 함께 즐기는 전통술은 「치앙 주」.보리를 발효시켜 만든치앙주는 맛이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하다.단지 알콜기가 덜할 뿐이다. 티베트인들이 즐기는 별미식품으로는 티베트 밀가루 도넛의일종인 「케이스」가 있다.기름에 튀긴 케이스는 「티베트 설」때나 귀한 손님에게 만들어주는 전통식품이다.
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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