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況타개위해 해외사업장 찾는 최고경영진 발길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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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경기 침체국면을 해외에서 극복하려는 최고경영진들의 발길이분주하다.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해외수주나 해외상담을 벌이는가 하면일부그룹에서는 해외통을 중용하는 추세다.또 해외에서 회장주재로그룹사장단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논의하는등 다양한 활로개척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LG그룹은 지난 5일부터 이틀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화학.전자.상사.산전등 13명의 사장이 참석한 해외사장단회의를 가졌다. LG는 이 회의에서 중부유럽의 신규사업이나 기존 사업확대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는데 필립스.도이치은행.켐시스템사등 현지의 최고경영자들까지 참여해 투자사례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특히 회의가 끝난뒤 사장단은 두개조로 나뉘어 7일부터 12일까지 헝가리.루마니아등을 방문해 현지 경제인들과의 투자상담회도함께 가졌다.
이같은 불황기의 해외사장단회의는 종전에 장미빛 비전을 내놓거나 사세를 과시하던 홍보성 해외사장단회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그룹의 새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서 투자계획.자금조달 방안등 구체적인 문제까지 논의했다.
쌍용그룹은 1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김석준(金錫俊)회장주재로 중국진출 중장기전략회의를 갖는다.이 회의에는 쌍용의 중국사업 관련 사장급 경영자와 홍콩.싱가포르등 중화권 지사장들이모여 중국진출 사업을 숙의한다.쌍용은 중국에 이어 유럽.미주등의 지역에서도 지역별 사장단회의를 통해 새로운 사업분야를 찾아나설 예정이다.그룹총수가 손수 사업을 챙기거나 우수인력 스카우트에 나서기도 한다.
정태수(鄭泰守)한보그룹총회장은 러시아 가스전 개발사업문제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11일 러시아로 출국했다.鄭총회장은 가스전사업 실무자인 전규정(田圭正)동아시아가스사장과 함께 러시아 가스전을 둘러보고 사업성을 검토한다.
이웅렬(李雄烈)코오롱그룹회장은 곧 미국의 하버드.예일.컬럼비아대등 명문대를 방문해 해외의 우수전문인력 스카우트에 나선다.
현대그룹은 최근 전격적인 사장단 인사에서 해외통인 김영환(金英煥) 현대전자 미주법인장(부사장)을 현대전자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金사장은 반도체 산업의 첨단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경영부진 극복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침체기에 있는 건설업계 사장들은 해외에서 수주활동을 벌이는 한편 현지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시장조사 활동도 벌이고 있다.현대건설 해외담당 김광명(金光明)사장은 지난달부터 중동.동남아를다녀왔으며 지난 11일부터는 일본을 방문중이다.
대우건설의 이일쇄(李一쇄)사장도 지난 7일 리비아 출장에서 돌아왔으나 추석전에 동남아를 또 방문할 계획이다.
박영수.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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