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옐친 대통령 심장수술로 권력구도 재편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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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심장수술 결정을 밝힘에 따라 러시아 정국이 한달 이상(수술전 입원기간과 수술후 회복까지)비상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 예상되면서 차세대 주자 3인의 최근 행보와 세력구도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차세대 주자 3인이란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58)와 알렉산드르 레베드 국가 안보위 서기(46),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비서실장(40).
옐친대통령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이 기간중 이들이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앞으로 크렘린내의 권력구도가재편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은 더 커진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 유고(有故)시 권한대행자인 체르노미르딘총리는 최근 휴양지 루스에 머무르고 있는 옐친 대통령을 유일하게 독대했을 정도로 옐친 대통령의 신망이 두텁다.
그는 현재 각 지역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지방을 순회하면서 특히 자신의 권력기반인 「우리집 러시아」당 후보의 승리를 위한지원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러시아 경제 개혁의 기수인 추바이스 비서실장은 대통령의모든 명령을 검토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론 3인중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주말 유럽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최근 크렘린 보좌관들과 다가올 옐친대통령 심장수술기간중의 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레베드 서기는 옐친대통령의 수술발표에도 불구하고 체첸으로 날아가 반군지도자들과 향후 체첸의 정치적 지위를 계속 논의할 정도로 체첸사태 해결에 깊숙이 빠져있다.
상대적으로 크렘린내 권력이 취약한 레베드로선 일반 대중의 지지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고 체첸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대중정치가로 발돋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5일 모스크바에서는 이같은 레베드의 발걸음을 반영한 듯 레베드 서기를 대통령으로 만들 것을 창당목표로 삼은 「진실과 질서」당이 창당돼 대권경쟁에 불을 댕겼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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