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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크,유엔서도 지지얻기 외교전쟁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걸프해에 양국간 무력 대결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수만리 떨어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도 양국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국제사회에서의 지지와 명분을 얻기 위한 외교전이다.
미국은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이라크 비난 결의문을 채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영국을 구슬러 결의문 채택을제안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일부 이사국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처 음에는 15개 이사국으로부터 전원 합의(만장일치)를 끌어내겠다는 목표였으나 지금은 표결로라도 성사시킨다면 다행인 처지가 됐다.그동안 「물밑 공작」을 통해 러시아.중국.프랑스등 상임이사국중 프랑스와 중국으로부터는 『표결에 들어가면 기 권하겠다』는 선까지 양보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러시아는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끝까지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미국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의 체면과 대통령선거에의 악영향등을 고려할때 이미 내놓은결의안 채택 제안을 철회할 수는 없는 일이다.따라서 표결에서 러시아가 기권해준다면 당초의 결의안을 내용에 큰 무리가 없는 범위안에서 수정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측의 수정안은▶이라크의 쿠르드지역 공격에 대해 규탄 강도를 낮추고 ▶쿠르드족 경쟁 파벌간,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족간 회담을 촉구하며▶이라크의 식량확보를 위한 석유수출 협상을 이행토록 한다는 것등이다.
한편 이라크는 지난 1일 미사일 공격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보도자료를 각국 대표부에 발송한데 이어 3일부터는 전직원이 안보리 회의장 주변에 살다시피하며 지원을 「읍소」하고 있다.이들은특히 자신들에게 동정적인 러시아.중국.프랑스.인 도네시아.이집트 대표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로비를 전개하고 있다.어차피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어렵다면 그 과정에서 최대한 흠집이라도 내 미국의 횡포에 의한 억지 결의문임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한 이라크 외교관은 밝혔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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