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사채설 퍼뜨린 통로, 증권가 ‘찌라시’ 수사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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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씨 자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증권가 사설 정보지(일명 ‘찌라시’)를 만드는 조직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최씨를 괴롭힌 ‘사채업’ 괴담이 유포된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증권가 정보지에 대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진실씨가 25억원의 돈을 (지난달 자살한 탤런트) 안재환씨에게 빌려줬다고 한다’는 글을 인터넷 카페에 올린 E증권사 직원 백모(25·여)씨를 최근 불러 조사했다. 또 백씨에게 이 같은 내용을 인터넷 메신저로 전달한 증권사 직원 구모씨도 조사했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다. 구씨는 경찰에서 “누군가로부터 메신저로 받은 쪽지를 백씨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씨에게 쪽지를 전달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 중이다. 수사 관계자는 “사채설의 유포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며 “백씨와 구씨 모두 증권사 직원인 점에서 볼 때 ‘찌라시’가 괴소문의 확산에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설 정보지를 만든 사람이 누군지에 대해서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증권가의 사설 정보지는 가수 나훈아씨 폭행 피해설과 탤런트 김태희씨 결혼설, 전 아나운서 노현정씨 이혼설 등 연예인에 대한 괴소문을 유포시키는 데 한몫을 해왔다. 사설 정보지는 주로 회원들에게 e-메일로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의 풍문을 제공한다. 회원 가입비는 한 달에 30만∼100만원 선이다. 증권·금융사나 대기업이 주요 회원이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사설 정보지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2005년 3월 이해찬 총리는 정보지를 ‘정보폭력’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하며 대대적 단속을 지시했다. 그해 4월 서울경찰청은 사설 정보지를 유통시킨 업자 두 명을 구속했다. 그중 한 명은 “유명 연예인 강모씨가 강남 룸살롱에서 마담 노릇을 하며 큰돈을 벌고 있다”는 내용의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경찰의 단속이나 수사는 없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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