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저축은행들, M&A로 원기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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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저축은행 업계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 저축은행이 대형화를 위해 인수전에 나서는가 하면, 은행과 대기업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M&A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M&A 붐은 독자 생존이 힘들 정도로 업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KTB투자증권과 공동으로 대전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또 KTB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이뤄 전북 소재 고려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최근 충북 소재 중부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솔로몬과 한국에 이어 부산과 현대스위스도 M&A를 통해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게 됐다.

HK저축은행과 예한울저축은행은 매물로 나와 있다. 대형사로 분류되는 HK저축은행은 최근 공시를 통해 “전체 지분의 47.63%를 보유한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예한울은 파산한 경북·분당·현대 등 3개 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묶은 것으로 6개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했다. 국민·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이 예한울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106개 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년 전에 비해 20.7% 늘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30.3% 줄었다. 연체율은 14%로 0.3%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연체율은 2.9%포인트 급등한 14.3%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저축은행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최근 “PF 대출 부실이 많은 10여 개 저축은행에 대해 구조조정과 M&A가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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