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선 사람들에 시달리지 않기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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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 도착한 최씨의 어머니 정모씨가 친척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가고 있다. [박종근 기자]

“내 딸이 도대체 어딜 갔냐. 우리 애기 어디로 갔냐….”

2일 오후 1시30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최진실씨의 빈소에 나타난 어머니 정모(60)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정씨는 계단을 걸어 내려오다 몇 번이나 몸이 앞으로 쏠렸다가 뒤로 젖혀졌다. 부축을 받고 겨우 빈소에 들어간 정씨는 오열하며 딸의 영정을 하얀 수건으로 계속 닦았다.

최씨의 시신은 오전 11시45분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낮 12시50분, 최씨의 남동생 최진영씨가 빈소에 들어섰다. 검은 점퍼에 까만 모자를 쓴 그는 누나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들어왔다. 누나를 빼닮은 그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돼 있었다. 이어 최씨와 평소 절친했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오후 1시, 모델 이소라씨가 긴 머리를 내려뜨린 채 도착했다. 모델 홍진경씨는 검은색 옷으로 아예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최씨 자택에 들렀다 온 개그우먼 이영자씨는 거의 정신이 나간 표정이었다. 남편 안재환씨를 떠나 보낸 데 이어 절친했던 최씨까지 잃게 된 정선희씨는 매니저 두 명의 부축을 받은 채 눈시울을 적시며 빈소를 찾았다. 최씨의 전 남편 조성민(야구 해설위원)씨도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왔다.

최씨의 죽음은 연예계 전체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오전 9시, SBS FM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 1부는 30분 동안 음악만 내보냈다. 최씨의 죽음이 세상에 막 알려질 때였다. 진행자인 이경실씨는 “음악만 방송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방송인 최화정씨도 SBS 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걸 보며 얼마나 맺힌 게 많을까 싶어 숨 쉬기가 힘들고 할 말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진실씨와 친했던 탤런트 김희선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사랑하는 언니, 하늘나라에선 사람들에게 시달리지 말고 행복하게…잘 지내!!! 사랑해”라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이날 부산에선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가 열렸다. 3일 개막식을 앞두고 부산으로 향하던 많은 연예인들이 빈소로 발길을 돌렸다.

오후 9시쯤부터 진행된 부검 결과 최씨의 사인은 경찰의 1차 조사와 마찬가지로 자살로 조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가톨릭대 지역법의학 양경무 사무소장은 “최씨가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특별한 외상이 없어 타살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기헌·이진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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