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공원일대서 비둘기 1백여마리 또 의문의 떼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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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일 오전7시30분쯤 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 원효대교밑 둔치와 마포대교 부근 강변에서 비둘기 1백여마리가 갑자기 떼죽음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지난 4월22일에도 서울 경희궁 공원에서50여마리의 비둘기가 독극물에 의해 떼죽음당했으 나 범인이 드러나지 않았었다.
원효대교 아래 한강시민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郭두례(52.
여)씨는 『자전거를 타고 온 모자 쓴 60대 할아버지가 벤치에앉아 비둘기에 모이를 주고 사라진뒤 곧바로 비둘기들이 날개를 퍼득이며 몸이 뻣뻣하게 굳은채 죽어갔다』고 말했 다.
郭씨는 『죽어가는 비둘기들에 물을 먹이는등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한강관리사업소측은 노인이 모이를 준 벤치 주변에서 비둘기들이 먹다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밀과 팥.포도 씨앗등을 수거해 농촌진흥청 수의과학연구소에 독극물 함유 여부에 대한 검사를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비둘기 배설물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거나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고 노인의 행방을 추적하는 한편 죽은 비둘기 2마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정확한 사망원인 규명을 의뢰했다. 한국조류협회장 김성만(金成萬.52)씨는 『짧은 시간에 죽음에 이른 것과 뻣뻣한 형체로 봐 청산가리나 비소등 독극물에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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