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메이저들 산업스파이 색출 共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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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구미(歐美) 5개 석유메이저가 산업스파이 색출을 위한 국제적공동감시조직을 만들어 운영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업계내 퇴직자는 몇년간 동종의 다른 업체 취업을 불허한다」는 업체간 묵계가 철저히 지켜질 정도로 보안의 벽이 유달리 높은 석유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감시조직에 참여하고 있는 노르웨이 스태트오일사의 한 간부는 최근 『석유개발 국제입찰정보와 같은 핵심 사업정보를 빼내 동업 타사에 팔아먹는 국제 전문브로커 조직이 활개쳐 이를 막으려는 업계 공동감시조직이 움직이고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 발언은 스태트오일 직원 2명과 영국인 2명이 이 회사 석유개발 입찰정보와 관련된 수뢰사건으로 구속된뒤 1주일만인 지난달말 나왔다.
주요 석유회사 간부가 국제석유업계 내부비리와 함께 이에 대한공동조사팀 존재사실을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여업체는 스태트오일외에 미국의 엑손.모빌,영국의 BP,영국.네덜란드 합작 로열 더치 셸등 세계 굴지의 석유업체들이며 모임은 2년전쯤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각국 사법당국은 물론 국제경찰조직인 인터폴과도 연계해 비리조사를 벌이고 있다고이 간부는 밝혔다.
석유회사의 유전개발사업은 시추에 성공하기까지 수십억달러가 드는 경우가 많은데다 정보수집-입찰-수주에 이르기까지 절차가 까다롭고 예측불허의 변수가 많기로 유명하다.따라서 그 과정에서 입찰정보를 몰래 입수해 경쟁사에 갖다 파는 국제적 전문브로커조직이 암약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연간 수천만달러의 검은 돈이오간다는 풍문이 오래전부터 떠돌았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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