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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KBS-2TV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이 9월1일 83회를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95년 11월18일 시작,약 10개월동안 신세대 딸들의 결혼풍속도를 축으로 혼수.시집살이.입양.늦둥이.주부 비만.왕비병.
중년의 첫사랑과 이혼갈등.노년의 바람과 가출등을 맛깔스럽게 그려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언어의 마술사」김수현의 마력이 여지없이 발휘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속사포처럼 쏟아지는 현란한 대사,『삼베바지에 방귀빠져나가듯』같은 옛날 할머니 말씀을 연상시키는 속담등의 적절한 사용,의표를 찌르는 사건이 툭툭 불거지는 상황 설정 등은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논란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보통 60분물 대본이 80쪽 정도인데 반해 김씨의 그것은 1백20쪽에 달해 연기자들은 매회 머리를 싸매야 했다.특히 시까지 외워야했던 윤여정과 김선민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했다.그래도 윤여정.송승환.양희경.강부자등은 거의 NG없이 녹화를 마쳤다. …거의 전 출연진이 드라마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에 출연,짭짤한 수익을 누렸다.하지만 고두심이 미원과 삼성전자 전속인 탓에 장용은 부부 출연제의를 번번이 놓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케이스. …4대가 함께 살만한 목욕탕건물을 찾기 위해 석달간 시내곳곳을 뒤지던 제작진은 결국 서초구반포동 한 건축사무소를 개조해 무대로 삼았다.처음에는 동네사람들이 새 목욕탕이 생겼다고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윤경의 결혼식전 전 출연자들의 목욕 장면도 화제였다.특히 여자출연자들은 살색 타이츠를 입거나 수영복을 입었는데 과다노출이라는 지적을 받을까봐 제작진이 더 노심초사했다는 후문.
…『동물과 아기는 연출이 안된다』는 말처럼 아기역은 울지 않는 것이 최우선 조건인데 극중 용이는 낯을 가리기 시작,스튜디오에만 나오면 울어 결국 극중에서 속초로 보내지는 운명을 겪어야 했다.
…이진우의 도중하차를 인도출장으로 처리하면서 인도를 비하하는내용을 담았다가 인도대사관측의 항의를 받고 「인도는 위대한 문화민족」이라는 내용의 편지가 온 것으로 처리하는 소동을 빚기도. …9월1일 마지막회에서는 3개월이 흘러 딸을 순산한 혜영과윤경.은경의 임신소식이 전해지고 목욕탕집 남자들은 모두 탕속에모여 복동의 일장훈시를 들으며 가족간의 화목을 되새기게 된다.
정형모.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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