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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관 통과가 개성공단보다 북한 경제에 더 큰 도움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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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모스크바 흐루니체프 우주센터를 방문해 페르미노프 러시아 우주청장(右)의 안내로 우주정거장 실물 모델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모스크바=오종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3박4일간의 러시아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1일 오전 귀국한다.

30일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두 곳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은 충격 작은 편”=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하원의 긴급 구제금융안 부결과 관련, “금융위기로 유럽과 러시아에서 주가가 전부 하락하고 있는 데 비하면 한국의 물가와 주가 충격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작은 편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연 수행기자 조찬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긴급한 상황에 대해 선제 대응해 나간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주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의 나라 의회에 대해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목요일쯤엔 미국 의회에서 구제금융안이 (처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 전망했다.

◆“북한과의 가스관 협상 잘될 것”=이 대통령은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과 관련해 “일부에서 가스관의 북한 (통과)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고 하지만, 북한도 경제적인 면에 대해선 매우 계산이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관 통과는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보다 더 북한 경제에 굉장히 도움을 주는 일이다. 당장 금년에 북한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앞장서면 계획한 기간 내에 북한과도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인 시절 러시아 정부와 가스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그 계약을 묵살해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과거 합의됐던 계약이 20여 년이 지나 이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을 위한 러시아 내 전용 항만 건설 추진사업과 관련해 “두만강 가까운 쪽의 포시에트 지역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며 “일본이 소련 시절부터 전용항구를 만들려 끈질기게 접촉해 온 곳이지만 결국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그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후 러시아 국영 우주공학 연구센터(흐루니체프 우주센터) 방문, 러시아 정교회 총대주교인 알렉시이 2세와의 면담으로 모스크바 일정을 마쳤다.

◆“러시아는 신문명 창조의 동반자”=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젊은이의 패기, 세계 속의 한·러 관계 발전과 비전’ 특강에서 러시아를 ‘21세기 신문명 창조의 동반자’로 지칭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의 만남은 아시아의 동쪽과 유럽의 서쪽이 만나고 태평양의 서편이 대서양의 동편과 조우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유라시아 시대’라는 비전을 공유하라는 역사의 부름을 두 나라가 받고 있다”고 했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최상연 기자 , 사진=모스크바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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