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덕…고급휘발유가 잘 팔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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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고급휘발유 소비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팔린 고급휘발유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10.2% 늘어난 7504만L로 전체 휘발유 소비량의 1.2%를 기록했다. 고급휘발유 시장은 2004년 이후 매년 50%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며 성장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휘발유 전체 소비량의 1%를 넘었다. 일반휘발유 소비량이 매년 2∼4% 정도 증가율을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고급휘발유는 보통휘발유보다 옥탄가를 높인 제품으로, L당 가격이 200원 정도 비싸다. 보통휘발유의 옥탄가가 91∼94이고, 고급휘발유는 100 내외다. 식별을 위해 보통휘발유는 노란색, 고급휘발유는 초록색을 띤다.

이처럼 값비싼 고급휘발유 소비가 늘어나는 이유는 고급 수입차가 크게 늘어난 덕택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은 옥탄가가 높을수록 완전 연소를 일으켜 출력과 승차감이 좋아진다며 고급휘발유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닛산 인피니티의 주유구에는 고급휘발유만 주유해야 한다는 의미로 ‘프리미엄 온리(Premium Only)’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BMW 관계자는 “BMW 휘발유 차량은 옥탄가 95 이상에서 고성능을 발휘하도록 맞춰져 있다”며 “일반 휘발유를 넣는다고 당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수명 관리를 위해 고급휘발유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휘발유를 사용할 경우 엔진 성능이 다소 떨어지고 노킹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고급휘발유의 소비 증가가 반갑다. 마진이 보통휘발유보다 훨씬 쏠쏠하기 때문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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