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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우기 최초개발국 국제 사학계에선 중국 주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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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최초로 측우기(測雨器)를 개발한 나라는 한국인가,중국인가.외국의 일부 사학자들이 『측우기 최초 개발국은 중국』이라는주장을 펴는데 대해 한국외국어대 박성래(朴星來.사학과)교수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朴교수는 26일 서울대에서 개막된 제8회 국제 동아시아 과학사회의에서 최초의 측우기는 세종 24년(1442년)에 제작한 우리 측우기가 처음이라는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 과학사학계에서는 고(故)조지프 니담을 비롯,야부우치 기요시(藪內淸)등이 주장하는 「측우기 중국 기원설」이 우세하다.
이들 주장의 근거는 1247년 중국학자 친주사오(秦九韶)가 쓴『수서구장(數書九章)』의 「천지측우(天池測雨)」 대목.이에 따르면 중국 각지에는 당시 천지분(天池盆)이라는 측우기구가 있었다는 것.그러나 원뿔 모양으로 직접 강우량을 잴 수 없어 거기에 모인 강우를 평지강우로 환산하는 천지측우를 썼다고 기술돼 있다. 朴교수는 강우를 환산한다는 것 자체가 이 기구의 비과학성을 입증하는 것으로 천지분은 일종의 방화수통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朴교수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측우대(보물 842호)가 중국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 역시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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