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韓總聯관련 메시지의미-親北세력 뿌리뽑기 의지단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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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1일 청와대에서 한총련사태를 논의한 전국대학 총.학장간담회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결연한 의지가 가득 찼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한총련사태가 벌어지던 9일 동안 대외적으로 침묵했던 金대통령의 『일벌백계로 다스리겠다』는 발언에서 친북세력을 뿌리뽑겠다는단호함을 실감했다고 이 참석자는 말했다.
金대통령의 언급은 간담회 인사말이지만 『국정최고 책임자로서 확고한 공권력 행사의지를 보여주면서 대학도 전면에 나서고 국민들도 동참해달라는 대국민 담화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게 청와대쪽의 설명이다.
金대통령은 우선 한총련의 시위를 과거 군사정권시절의 민주학생운동과는 다른 반체제 폭력혁명운동이라고 규정했다.대비되는 86년 건국대사태등 과거의 학생운동과는 목표.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공산주의는 죽은 개념이며 북한의 비참한 실상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이들 학생들이 북한을 어떻게 동경하고 지지할 수 있는지 한심하고 답답하다』고 탄식했다.
金대통령은 시위학생들을 「반국가.반민주.반통일적 폭력 혁명운동」「도시게릴라」라고 규정했는데 청와대관계자는 『대증요법식 대응으로는 안되며 제2의 연세대 사태를 막기위해서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金대통령의 인식과 의지가 담긴 것 』이라고 풀이했다. 金대통령의 강경한 메시지에는 대학도 정신차려야 한다는주문도 포함돼 있다.金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일부 대학은 사실상 학생지도를 포기하거나 기피해왔다』고 전례없는 어조로 소극적인 학사관리의 문제점을 언급했다.심지어 金대통령은 일부 대학에서 공부하지 않는 학생운동간부에게 학점을 주거나 장학금을 준 사례를 들면서 『이들 학생들의 간만 키워준 부끄러운 일』이라고했다.간담회 후 모 대학 총장은 이 대목에 대해 『얼굴이 뜨거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북세력을 원천적으로 없애는데 있어 정부의공권력 행사는 한계가 있는 만큼 대학이 자율적으로 이 문제에 적극 매달려야 한다』고 대학의 상황적 역할론을 개진했다.
金대통령은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념교육을 제시했다.공권력 투입의 통상방법과 함께 『학원내 친북활동의토양자체를 없애는 예방요법』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메시지에서 金대통령은 『국민들도 과거 민주학생운동과 오늘의 친북폭력혁명세력을 명백히 구별해달라』며 무분별한 동정론의 문제점을 제기했다.청와대측은 동정론이 친북세력의 뿌리를 뽑으려는 정부의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 다.이 관계자는 『金대통령의 말은 친북시위엔 더이상의 온정(溫情)주의는 없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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