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發) 모래바람에 간접상품 시장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이자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수탁고에 큰 변화는 없지만 자산운용사들은 '중국쇼크'로 인해 주식형 펀드의 환매사태가 불거지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
◇역풍 만난 중국 관련 펀드=동양종금증권은 오는 6일까지 판매하기로 했던 '차이나대표지수연동 채권1호'의 판매를 사실상 중단했다. 이 상품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32개 종목으로 구성된 항셍중국기업지수에 연동하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항셍지수가 4월 한달간 15%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상품 판매는 물론 투자자 보호조차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에게는 다른 상품의 투자를 유도하거나 투자금을 반환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중국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3일 펀드평가 회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HSBC 중국주식형펀드의 3개월(4월 30일 기준) 수익률이 14% 넘게 떨어진 것을 비롯해 템플턴.메릴린치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중국 관련 펀드들의 3개월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 중국 관련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아직까지 평균 60%를 웃돌고 있다.
모닝스타코리아 이병훈 과장은 "중국 총리의 긴축정책 시사발언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미국 등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우증권.LG투자증권.SK증권.푸르덴셜증권 등에서는 3일부터 일본 닛케이지수에 연동하는 인덱스 펀드나 ELS펀드를 판매한다.
◇국내 펀드도 타격=국내 펀드시장도 중국발 쇼크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편입비율이 70%를 초과하는 성장형 펀드는 지난주 5%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중국쇼크'로 채권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리가 하락해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은 1%에 불과했지만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1.6%에 달했다. 공교롭게도 주식편입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은 낮게 나타났다.
제로인 이재순 팀장은 "주식시장이 지난 3월부터 주춤거리다가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하자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채권 수요가 늘고 카드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의 등락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절대수익추구펀드와 같은 안정형 상품이 최근과 같은 조정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한정덕 프로덕트센터장은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양방향 ELS나, 종합주가지수가 아닌 특정 종목의 주가와 연계된 ELS 상품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안정형 상품이 주식형 펀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