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 투자 왜 늘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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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수익률(2008년 제외)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은 연금수익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2060년에는 완전이 바닥이 난다. 연금이 소진되면 독일이나 스웨덴처럼 세금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 박해춘 이사장은 “연간 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기금 소진연도를 9년 연장하거나 보험료율을 2%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분산투자의 원칙에도 맞는다. 국민연금기금은 현재 80%가량을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이 안정적인지는 모르지만 고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180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6.8%로 채권(3.5%)에 비해 3.3%포인트 높았다.

실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전 최근 3년간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6.1%로 비슷한 규모의 해외 연·기금에 비해 부진했다. 같은 시기에 주식에 56%를 투자한 CalPERS(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의 수익률은 12.3%, 38%를 투자한 APG(네덜란드 국민연금)는 8.6%였다.

연·기금 전문가들도 주식투자 확대 원칙에는 이견이 없다.

채권 위주에서 주식 위주로 바꾸려면 위기관리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여대 이준행 교수는 “주식투자의 원칙은 맞지만 기금운용본부 안에 투자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며 “국제 금융시장에 대한 네트워크와 정보도 부족하므로 해외 주식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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