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중無休학교 存廢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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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70년대 이래 미국의 새로운 교육제도로 확대돼 오던 「연중 무휴 학교」를 두고 미국 교육관계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연중 무휴 학교」는 68년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돼 미 전역에 확산된 제도.말 그대로 방학없이 1년 내내 수업하는 학교를뜻한다. 보통 학교들이 여름.겨울방학을 합쳐 1년에 약3개월간학교를 비우지만 연중 무휴 학교는 이 기간중에도 수업을 진행한다. 이 경우 1천명의 수용능력을 가진 학교라면 1천3백32명의 학생을 공부시킬 수 있다.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들을 3백33명씩 4개 그룹으로 나눈다.각 그룹은 개학.방학 날짜가 서로 다르다.흡사 4대의 마차가 서로 다른 트랙을 돌듯 어느 그룹이 방학중일 때 다른 그룹은 수업을 받는다.1년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따져도 학교에서 수업받는 학생수는 1천명 안팎이다.결국 같은 시설로 학생들을 33%나 더 교육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재 미국내 39개주가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같은 방식의 교육을 받는 학생수도 1백80여만명이나 된다.이는 10년전의 50여만명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근래들어 연중 무휴 학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비판론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은 우선 시설이용 극대화를 통해 교육예산을 줄이려던 당초 의도와 달리 별로 「절약」이 안된다는 것.
방학없이 1년 내내 들어가는 관리비및 예비교사 확보를 위한 추가경비등을 따져보면 남는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부모와 아이들간의 휴가 사이클이 어긋나는 것도 문제점중 하나다.이를 반영하듯 지난해에는 연중 무휴 학교중 77개교가 당초 방식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그러나 1천3백84개의 연중 무휴 학교를 「가동」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비롯,이 방식을 계속 선호하는 주도 적지 않아 연중 무휴 학교가 쉽사리 자취를 감추지는 않을 전망이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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