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춤.북춤에 탄성-리틀엔젤스 이스라엘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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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인크레더블(incredible)!』-.한 이스라엘 관객이 공연장을 빠져나가면서 던진 이 탄성이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텔아비브를 비롯한 이스라엘 6개 도시에서 열린 리틀엔젤스 공연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일듯 싶다.이스라엘 에 대한 본격적인 한국문화 소개로는 최초의 행사로 일컬어지는 이번 리틀엔젤스의 이스라엘 순회공연은 한마디로 성공적이었다.
한국에서 「리틀엔젤스」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에 대해선 어린 아이들이 재롱피우는 정도만연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듯.
하지만 막상 나라밖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리틀엔젤스의 명성은 상상을 넘어선다.상투적인 문구지만 세계 속에 한국을 심는 꼬마 문화사절 노릇을 아직도 톡톡히 하고 있는 중이다.
이스라엘에서의 첫 공연은 지난 2일 텔아비브 아트센터에서 열렸다.뉴 오페라 하우스라고도 불리는 이 공연장은 지난 94년 세워진 것으로 암살당한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문화 조형물」이라고 극찬할 정도로 뛰어난 조 형미를 갖고있다.멀리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조각품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운 흰색 건물이다.
공연 시작전부터 현지 신문 인터뷰와 TV출연등으로 많은 홍보가 된 덕에 첫날부터 많은 관객이 몰렸다.어린이들이 주역인 공연에는 대개 어린이 관객들로 채워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공연을보러온 사람들은 대부분 정장 차림의 어른들이었다 .
1천6백석 규모의 객석은 매진은 아니었지만 빈자리를 찾아보기어려울 정도로 채워졌다.우리에게는 늘상 보는 부채춤이고 프로 무용수들에 비하면 서투른 북춤이었지만 한번도 한국문화를 접해본적이 없는 이곳 사람들로서는 경이로운 경험이었 다.
친구 권유로 공연을 보러왔다는 여대생 케렌 모레흐(25.라마트 간 대학)는 『흥분될 정도로 공연이 멋있다』면서 『처음 접한 한국무용은 화려한 색의 한복과 흥겨운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창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무용 공연에 이어 피날레는 합창으로 장식했다.우리 가락 『신고산 타령』에 이어 이스라엘 노래 『오세 샬롬』등 한국말과히브리어로 번갈아 7곡을 연속으로 부르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끊임없이 『앙코르!』소리가 터져 나왔 다.
라빈총리를 추모하는 노래 『아니 홀레흐』가 두번째 앙코르곡으로 나올 때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까지 있었다.
결국 기립박수까지 받은 후에야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텔아비브에서는 2~3일,8~9일 공연했고 7일에는 북쪽의 항구도시 하이파,10일에는 예루살렘,12일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케사리아에서 각각 공연했다.마지막 공연은 13일 이파트에 서 열린다.
텔아비브(이스라엘)=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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