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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in Arts] 90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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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옥션이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에서 최고가 낙찰에 도전한다. 다음달 7일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실시하는 첫 해외 경매에서다.

총 430억원 규모로 123점을 내놓는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리히텐슈타인(1923∼97)의 유화인 ‘판화판, 거울, 과일이 담긴 그릇 정물’(245×137㎝·사진). 시작가 90억원의 이 작품이 낙찰되면 수수료 포함, 7300만 홍콩달러 이상이 된다.

이는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7536만 홍콩달러(약 100억8300만원·수수료 포함)에 팔리면서 아시아 경매시장에서 현대 미술품으로는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쩡판즈의 ‘가면 시리즈 6번’(1996년)을 넘보는 수준이다.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에는 드 쿠닝의 1982년작 ‘무제ⅩⅥ’(203.2×177.8㎝)도 추정가 65억∼86억원에 출품됐다. 이외에 쩡판즈의 98년작 ‘가면’(추정가 17억2000만∼23억원), 웨민쥔의 2004년작 ‘무죄’(11억5000만∼17억2000만원), 박수근의 60년작 ‘노상의 사람들’(13억∼15억8000만원), 앤디워홀의 73년작 마오(10억∼13억원) 등 낮은 추정가로만 10억원을 넘는 작품만 6점이 나오는 메이저 경매다. 한국 작품 86점, 서구권 14점, 중국 15점, 일본 8점으로 구성했다.

서울옥션은 지난 5월 아시안 미술 경매사로는 최초로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홍콩엔 이미 크리스티·소더비·본햄스가 진출해 있다. 윤철규 대표는 “뉴욕·런던에 이은 제3의 미술시장인 홍콩에 직접 진출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서구권 대작은 홍콩의 미술 경매에서는 틈새시장이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현지 안착을 위해 ^크리스티·소더비의 홍콩 경매에서 취급하지 않는 서구권 대작을 내세우고 ^수수료를 크리스티의 12∼25%보다 낮은 10∼15%로 책정하고 ^다양한 한국 작가를 소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미술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경매사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속화하는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서울옥션과 함께 양대 경매사로 꼽히는 K옥션도 11월 28일 해외 첫 경매를 실시한다. 마카오 베네시안 리조트 전시장서다. 일본 신와아트 옥션과 제휴해 리스크를 분산시켰고, 11월 30일 홍콩 크리스티서 열리는 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와도 기간을 맞췄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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