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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재배농들 수확전 수확후 두번 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마늘 재배농들이 두번 울고 있다.수확전에는 『과잉생산으로 가격 폭락이 예상된다』는 정부설득에 마늘밭을 갈아 엎느라 눈물을흘렸고,이번에는 당초 예측과 달리 값이 가파르게 치솟자 억울한생각에 또 울고 있다.
朴재윤(54.경남남해군남해읍동산리)씨도 그 한 예.『올해는 마늘파동이 예상되므로 재배면적을 자발적으로 줄여달라』는 마을이장의 권유에 따라 4월16일 겨우내 자식처럼 보살피던 마늘밭 4천여평중 6백30평을 갈아 엎었으나 최근 마늘값 이 가파르게오르는 것을 보면서 억울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이 우려된다」며 밭을 갈아 엎으라던 마늘값이 폭등하고 있으니 누구를 믿고 농사를 지으란 말입니까.
』朴씨는 『마늘밭을 줄이는 바람에 1㎏에 1천8백원씩하는 요즘의 마늘값으로 계산해봐도 4백53만여원을 손해본 셈』 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반면 成낙무(43.창녕군이방면모곡리)씨는 대조적인 경우.
『아무런 보상대책없이 무조건 재배면적을 줄일 수 없다』며 버텼다가 오히려 이익을 봤다.
2만여평에 마늘 농사를 지은 成씨는 다른 재배농들과 같이 재배면적의 10%수준인 2천여평을 줄였을 경우 큰 손해를 볼뻔 했으나 한평도 갈아엎지 않아 1천4백여만원의 이익을 본 것이다. 『10년 넘게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는 成씨는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통계를 믿을 수 없었던데다 아무런 보상대책도 없어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감수하겠다는 자세로 재배면적을 줄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협경남지역본부는 마늘 생산자협회와 공동으로 2월 「마늘 재배면적 자율감축 결의대회」를 갖고 농민들이 스스로 재배면적을 감축하도록 유도,경남도내 마늘 밭 6천4백40㏊가운데 3백㏊를줄일 계획이었으나 75㏊밖에 줄이지 못했었다.7 일 현재 마늘값은 1㎏에 1천7백~1천8백원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1천1백원보다 60~70% 올랐다.
이에 대해 경상대 농업경제과 이영만(李榮萬)교수는 『현재 행정기관을 통한 농업관측 통계들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정확한 통계로 농민피해를 최소화해야하고 농산물의 유통에 대한정부의 간섭을 최대한 줄여 시장기능에 맡기는 방 향으로 나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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