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포르셰인가
# 후회 없는 삶이란
김씨는 “포르셰를 타기 전에는 포니부터 시작해 국산차만 고집했다”고 말했다. 교통 수단으로 쓰는 데는 성능이나 품질에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만큼은 ‘감성을 만족시켜 주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싶었다.
포르셰를 염두에 두고 있을 때 아내 임윤태(55)씨가 거들었다. 이왕 스포츠카를 사려면, 지붕 벗겨지는 오픈카를 택하라고….
그렇게 2007년형 카레라 S 카브리올레를 장만한 것이 지난해 1월. 김씨의 첫 수입차이자 첫 스포츠카였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김씨는 아무래도 연장자에 속한다. 김씨는 “젊은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늘 부럽다고, 언젠가 저처럼 되겠다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포르셰 공식 수입사인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의 분석에 따르면 포르셰의 주 고객은 30대 후반~40대 후반의 전문직·자영업자다. 물론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고객도 꽤 있다.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의 이재원 부장은 “요란한 과시가 아니라 차 자체의 매력에 빠진 오너가 많다는 게 포르셰 브랜드의 자랑”이라며 “김씨 같은 매니어 고객을 많이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충성스러운 고객층에 힘입어 포르셰의 국내 판매량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엔트리급 박스터·케이맨의 최저 가격이 6000만원대, 911은 최소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공식 판매 첫해인 2005년(136대) 이후 2006년 209대, 지난해 363대를 팔아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 등으로 여건이 나빠지긴 했지만 올해 450대 이상은 무난히 팔 수 있다는 전망이다. 3년쯤 뒤에는 한 해 1000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수입사의 예상이다.
주말이면 동호회 회원들과 지방을 자주 찾는 김씨 부부는 포르셰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어린이가 있으면 늘 차에 태워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서다.
“나의 애정이 듬뿍 담긴 포르셰를 잘 다뤄서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이라는 김씨는 “열심히 일하고, 후회 없이 즐기는 삶도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이승녕, 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