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도네시아大 마리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최근의 인도네시아 시위 사태와 관련,인도네시아 국제전략문제연구소 경제팀 소장이자 인도네시아대학(UI) 경제학과 교수인 마리 엘카 팡게수투(40)를 본지 유상철 특파원이 만나 보았다.
자유로운 정부 비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마리 교수의 말을 통해 인도네시아 지식인들이 최근 사태를 보는 시각의 한 단면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지난달 27일의 민주화 시위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다양한 목소리의 표출입니다.시위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여사의 인도네시아민주당(PDI) 당수직 축출을 계기로 발생했지만 지난 5년간 연 7.5%의 급성장 과정에서 각 계층이 갖게된 불만이 더 큰 요인입니다.의.식.주를 해결,중산층에 올라선 시민들이 이제 보다 많은 정치적 자유를 희구하게된반면 빈민들은 격차가 더욱 커져버린 상대적 박탈감에 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지요.결국 정치.경제의 제반문제가 포함됐다고 봐야합니다.』 -이번 시위가 인도네시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입니까. 『국내적으론 시민세력의 성장을 확인시켜 과거와 같은 군부의 과다한 정치 참여가 재고되는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수하르토 대통령도 이미 다음 국회 선거부터는 군부에 할당되던 1백석을 75석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국제적으론 인도네시아의 신뢰성에 흠이 가는 마이너스적 요소가 예상됩니다.당국의 투명한 정책결정 과정 문제가 시위 요인으로 자꾸 제기되기 때문이지요.』-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고 있는데요.
『한국 기업들은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저돌적입니다.국민차를 생산하게 된 기아자동차가 일본이 수십년간 미뤄온 기술이전을 약속,2003년 아시안자유무역지대(AFTA) 창설로 무관세 시대를 맞게될 인도네시아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에 부탁이 있다면 인도네시아가 비록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아직은 숙련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달라는 것입니다.숙련공과 같은 수준의 작업 속도를 요구하는것은 무리지요.각종 인센티브제를 도입,속히 숙련 공으로 훈련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도네시아 경제의 필요에 부응한 한국 기업의 진출 방향을 소개한다면.
『현재 한국은 섬유.봉제.신발등 노동집약적 분야에 합작 형태로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반면 인도네시아는 현재 제6차경제개발5개년계획에 따라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한국기업들도 이에 맞춰 도로건설과 같은 인프라 부 문에 많은 투자를 해주기 바랍니다.』 자카르타=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