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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유명 작가만 찾지말고 마음 끌리는 작품 골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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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국제아트페어에서 그림 사려면 …

◆귀보다는 눈을 믿으라=초보자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유명 작가의 이름만 믿고 고민 없이 구입하는 일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귀보다는 눈을 믿으라”고들 조언한다. 작가의 이름에 선입관을 갖기보다는 마음에 끌리는 그림을 천천히 본 뒤 작품 정보를 최대한 많이 수집해야 한다. 아트페어에서는 한 부스에 갤러리 관계자 두 명 이상이 상주하고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받도록 한다. 작가가 어떤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지, 어떤 그림을 그려왔는지를 알면 앞으로 이 작가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다. 유심히 살펴 작가가 커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후원자로 나서는 것도 그림 구매의 또 다른 보람이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국 작가들이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곧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한국국제아트페어 사무국 정종효 사무국장은 “컬렉터들의 관심이 점차 한국과 일본으로 옮겨오고 있다. 젊은 한국 작가들 작품 중에는 싸고 좋은 것들이 많다”고 귀띔한다.

◆부담스럽다면 판화나 사진으로 시작=가격이 부담된다면 처음에는 10호(53×45.5㎝) 이하의 작은 그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작은 그림을 기준으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라면 200만∼300만원, 중견 작가는 600만∼80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될 듯하다. 정 국장은 “싸게 사려고 흥정하는 대신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이 곧 싸게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판화나 사진도 주의깊게 보자. 판화는 50만∼100만원의 예산으로 좋은 작품을 살 수 있다. 한정된 수만 찍어내므로 희소성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자. 가령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의 석판화 ‘넙치 속의 자화상’이 88만원에 나왔다. 그라스의 작품을 들여온 독일 화랑 타멘(Tammen) 측은 “120장 한정으로 찍어냈는데, 유럽에서는 모두 팔렸다. 한국에 들여온 3점 중 두 점은 이미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한국국제아트페어는 23일 끝난다. 다음달에도 마니프 서울국제아트페어(1∼13일),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10∼22일) 등이 이어진다.

글=임주리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그림 설치·보관 방법

 큰맘 먹고 그림을 샀다면 보관에도 신경써야 한다. 미술 작품은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이동하거나 설치할 때 조심스럽게 다뤄야함은 물론이다.

▶그림의 가장 큰 적은 습도=작품을 벽에 걸 때는 벽과 작품 사이에 간격을 둬야 한다. 벽에 바로 밀착시켜 걸면 작품에 습기가 스며들기 때문이다. 캔버스가 늘어나는 원인도 대개 습도다. 건조한 곳으로 그림을 옮겨야 한다. 작품에 곰팡이가 슬었다면 통풍을 통해 건조시킨 뒤 부드러운 붓으로 곰팡이를 털어내야 한다.

▶보관은 골판지나 나무 상자에=히터·난로 등 온열기구나 강한 빛을 내는 조명기구는 멀리 두고, 햇빛이 직접 내리쬐는 곳에 그림을 두면 퇴색되므로 피해야 한다. 걸어두지 않는 작품은 골판지 박스나 나무 상자에 보관할 것을 권한다.

▶파손 시 전문가에 의뢰=조각 등 조형물이 파손됐을 때 무턱대고 본드로 붙이는 것은 금물, 부서진 조각을 잘 모아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액자를 할 경우 아크릴과 유리를 선택할 수 있다. 아크릴은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흠집 나기 쉽고, 유리는 투명도가 높지만 깨질 경우 파편이 그림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임주리 기자, 도움말=서울옥션



아트페어에서 그림 살 때 유념해야 할 7가지

1. 취미냐 투자냐를 분명히 하라. 그에 따라 작품이 달라진다.

2. 정보 수집은 필수다. 미술 전문지 등에서 작가와 작품 값 정보를 미리 알아본다.

3. 구매는 판화와 사진, 원화 순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4. 소득에 맞는 가격대의 작품을 고른다.

5. 살 거라면 빨라야 한다. 남보다 먼저 보고 신속히 결제한다.

6. 팔린 작품 옆에는 빨간색 스티커를, 예약인 경우에는 청색 스티커나 반쪽짜리 스티커를 붙인다. 망설여진다면 일단 예약해두자.

7. 구매 후에는 작품을 보증할 수 있는 자료를 챙겨둔다. 

*도움말=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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