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 시리아 핵 커넥션 작년 봄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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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시리아 북동부 알키바르를 폭격했다. 위성 사진에 따르면 이 시설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과 닮았다. 미국은 이를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의 산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시리아는 그걸 부인해 왔다. 그런 가운데 마이클 헤이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에 대한 추적 경위를 밝혔다. 북한이 6자회담장에서도 끝까지 인정하길 거부한 사안과 관련한 정보를 CIA 국장이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헤이든 국장은 16일 비영리단체인 로스앤젤레스 국제문제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CIA가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에 대한 정보를 추적한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과 시리아는 1990년대 말부터 핵 분야에서 협력해 왔지만 그 깊이가 드러난 건 지난해 봄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방으로부터 알키바르 시설의 구조가 북한 핵 원자로와 비슷하다는 정보를 듣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해 봄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대규모 냉각시스템에 연결된 파이프의 이미지를 포착했을 때 문제의 시설을 의심할 필요 없이 핵 원자로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리아 핵 시설은 북한 영변 시설과 유사했지만 외부는 위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6일 오전 그 시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되자 시리아는 잔해들을 즉각 치워버렸다. 그건 당시 프로젝트가 비밀리에 진행됐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이든 국장은 “북한은 적어도 6개(half-dozen)의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생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 이란의 경우 핵무기 개발 능력보다 중요한 건 그들의 의도”라며 “알카에다가 그들의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CIA의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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