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산사태로 숨진 군인 유가족 통곡속 합동영결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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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다른데는 터지고 무너져도 군대만은 안전할줄 알았는데….완희야,너 살아있지.』 28일 낮12시 경기도고양시덕양구벽제동 국군벽제병원 연병장.강원북부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인해 강원도철원군대마리 군부대에서 26일 사망한 군장병 21명 가운데 4명에대한 합동영결식에서 숨진 李완희(23)병장의 어머니 尹판심(61. 전북임실읍대곡리)씨가 이처럼 오열하다 실신했다.李상병은 제대를 1개월 남겨두고 있었다.
아버지 이영준(李永俊.60.농업)씨는 『일주일전 「몇달 안남은 제대뒤엔 부모님 고생 다 갚아드릴게요」라는 대견스런 아들의전화통화가 마지막 나눈 대화가 됐다』며 울먹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세진아-.폭우도,산사태도 없는 저 세상에서 편히 쉬거라.』 외아들 원세진(元世鎭.23.한양대1년 휴학)상병을 잃은 아버지 원유성(元裕成.59.관세청 6급공무원)씨는 영정을 붙잡고 목이 메였다.
영결식이 끝난뒤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연병장을 떠나면서 군악대의 조가가 구슬프게 흘러나오자 유가족들은 참아왔던 울음을 일제히 쏟아냈다.
영결식은 장례위원장인 육군 1군단 참모장 최인수(崔寅洙)준장의 조사,유가족들의 헌화와 분향,조총(弔銃)과 묵념 순으로 1시간여동안 계속됐다.崔준장은 조사에서 『통일의 그날에 고인들의희생은 알찬 결실을 보게될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들의 유골은 화장을 마친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육군은 이들 외에 숨진 17명의 장례식도 이날 낮 일동야전병원에서 별도로 가졌으며 합동안장식은 유가족과 협의후 30일 대전 국립묘지에서 가질 예정이다.

<군인 실종자>◇승리부대 ▶마현리 보병중대=상병 이효승,이병박일동▶마현리 전방초소=병장 최익승,일병 김종구▶마현리 공병중대=소위 김상훈(학군34기),소위 임항식(육사54기)◇열쇠부대연천읍대광리 신교대=병장 권수한,일병 임준원◇ 청성부대 철원군하진리 전방초소=중위 임상효,상병 김덕만,상병 오찬동◇백골부대철원군신수리=일병 최성균◇칠성부대 화천군산양리 4대대=이병 권정태 고양=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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