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분야 外事.異工系등으로 세분화-安企部 채용파괴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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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기부도 「인사 파괴」에 나섰다.그동안 냉전의 전사(戰士)를키워오던 안기부가 경제전쟁시대를 맞아 경제전사 양성으로 방향을돌린 것이다.
안기부가 23일 발표한 정기직원채용 공고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세가지.우선 특정직 7급 직원의 경우 지금까지 정보.수사직등 두가지 분야만 선발하던 것을 정보.수사.외사.어학.이공 분야로 세분화했다.
또 자체 영어시험외에도 토플.토익.일본어능력시험(JPT)등 외부에서 치른 어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린 수험생에게는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공무원 임용 규정에 따라 외부 시험을 인정하지 않았다.따라서 안기부는 정부내에서 외부시험을 부분적이나마 최초로 인정하는 채용파괴를 시도한 셈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석.박사 경력직 공고는 마치 경제연구소의연구원 선발요강을 연상시킬 정도다.국가정보연수원 교수직의 경우전공분야를 산업발전정책.산업공학.시장구조로 제한해 경제전문가를90%이상 선발한다.
안기부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정보 흐름 자체가 바뀐 탓』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냉전 종식이후 국가안위가 안보요인보다는 경제요인에 좌우됨에 따라 정보기관도 국내외 경제흐름을 남보다 앞서 수집.분석.예측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 졌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안기부 요원 이미지도 수년내에 짙은 선글라스를 낀 건장하고 날렵한 007영화의 제임스 본드 같은 인물이 아니라 두툼한 안경에 노트북 컴퓨터로 통계수치를 따지는 학자풍으로대체될 전망이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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