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한계 드러낸 미국드림팀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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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드림팀」은 정말 무적일까.
88서울올림픽에서 옛소련에 무참히 패한 후 자존심 회복의 기치를 내걸고 소집했던 드림팀Ⅰ은 역시 범접할 수 없을만큼 강했다. 94년 제12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드림팀Ⅱ나 애틀랜타를 누비고 있는 드림팀Ⅲ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마이클 조던.래리 버드.매직 존슨처럼 절대적인 역할을 해낼 만한리더가 없는데다 이름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 마도 느껴지지 않는다.
21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는 대회가 거듭될 때마다 「한계효용」을 드러내고 있는 드림팀Ⅲ의 허상을 느끼게 했다.아르헨티나는드림팀의 명성에 굴함없이 전력을 1백% 발휘,후반10분여를 남길 때까지 10점 안팎으로 드림팀을 추격했다.
바르셀로나올림픽당시 드림팀은 상대를 평균 50점차이상으로 농락했다.다른 팀과의 점수차는 94년 40점대 이하로 줄었고 아르헨티나는 28점차로 게임을 끝냈다.드림팀의 조직력이 안정될수록 전력은 강화되겠지만 위압감을 상실한 드림팀의 위력은 반감된것이 사실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가.세계농구는 미국프로농구(NBA)를모델로 상향평준화를 지향하고 있다.지난 84년부터 NBA소속팀과 유럽.남미클럽챔피언이 출전해 맞붙는 「맥도널드배 대회」에서도 NBA팀은 최근 심리적으로 다른팀들을 압도하 지 못하고 있다. 드림팀과 추격자들의 거리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이런 추세를 필자는 「농구의 WTO시대」라고 이름짓고 싶다.늦어도 다음 올림픽에서는 드림팀의 신화가 종언을 고할 것이란게 필자의 예상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남자대표팀이 호주와의 첫경기에서 힘한번 못써보고 패한 장면은 안타까웠다.한국은 세계농구의 벽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중국과의 경기에서 연전연패하면서 스스로를 아시아라는 테두리에 가둬놓고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한국은 먼저 스스로를 극복해야 세계무대를 겨냥할 수 있을 것이다.
방열 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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