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지반조사도 없이 노선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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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정부가 경부고속철도 노선결정 과정에서 갱도와 빈굴로 가득차 지반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상리터널(본지 7월20일자1면 보도.경기도화성군봉담면)구간이 광산지역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속철도공단의 한 고위간부는 20일 『전구간에 대해 정밀조사를 할 경우 엄청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일이 할수가 없었다』면서 『주로 항공측량등을 통해 노선을 그었다』고 털어놨다. 이에따라 전체의 71%가 터널과 교량(각각 43%및 28%)인 경부고속철도 전구간에 대한 지반 정밀조사가 선행돼야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상리터널이 광산속으로 지나가게 된다는 사실을 건교부와 공단이 처음 안 것은 92년.터널 실시 설계를맡은 우보엔지니어링 측에서 땅속 시추작업을 하면서 갱도와 빈굴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이 회사의 설계보고서에는 「상리터널 노선은 갱도및 빈굴과 인접해 그위로 열차가 지나가면 안전에 문제가 예상되므로 노선을 갱도가 없는 좌측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돼있다.그러나 공단측은 정밀조사 없이 지난해 5월 터널 굴착작업에 들어갔고 시공업체인 신한건설은 뒤늦게 폐갱도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공단측에 공사중지를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당했다는 것이다.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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