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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부산서 찍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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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상 도시’ 부산이 할리우드 영화 로케이션 유치로 짭잘한 수입을 올리게 됐다. 부산영상위원회와 국내 영화 제작사인 ATM 모션와이드는 1990년대 말 할리우드 히트작 ‘베버리힐스 닌자’의 속편인 ‘베버리힐스 닌자2’가 10월 6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에서 첫 촬영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촬영하는 방안을 검토한 일은 몇 차례 있었으나 실제 국내촬영이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버리힐스 닌자2’의 제작과 투자를 모두 ATM 모션와이드사가 맡아 국내 영화제작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TM 모션와이드사는 전체 예산을 70억~80억원대로 책정한 ‘베버리힐스 닌자2’를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각각 70%와 30% 가량 촬영한다.또 국내 촬영의 절반 이상을 부산에서 진행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 4일 부산에서 감독과 배우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제작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ATM 모션와이드사는 최근 부산영상위와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대형 스튜디오 2개(1680㎡, 837㎡)에 대한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사용료는 대형은 21일간 1617만원(하루 70만원), 소형은 45일간 1485만원(하루 30만원)이다. 부산영상위원회는 또 영화촬영용 카메라 3대를 2개월 간 6583만5000원에 빌려준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임대료 외에 촬영 관계자들의 숙박료·교통비·인력 고용비 등으로 약 7억원 정도가 부산에서 지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영상위 이상원 사무처장은 “그간 수차례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부산을 찾았지만 대규모 스튜디오나 인센티브 부족 등을 이유로 지역촬영이 무산됐다”며 “그러나 국내 자본이 투입되면서 다른 도시보다 우수한 촬영지원 시스템을 갖춘 부산이 결국 최종 낙점됐다”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의 명성이 제몫을 한다면 향후 해외작품의 활발한 로케이션 유치는 물론 지역에서 상당한 산업적 파급력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86편의 영화·드라마가 촬영되면서 총 98억1800만원의 비용이 지출됐고, 경제파급효과가 437억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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