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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새미기픈물'PC통신에 팬클럽-TV에도 컬트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시청률은 문제되지 않는다.중요한 건 고정시청자다.』 영화계에 이어 방송가에도 「컬트」현상이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다.
「컬트」란 예배.숭배를 뜻하는 말.영화에서의 「컬트」현상은 소수 영화광들이 특정 영화에 열광하는 것을 가리킨다.이들이 숭배하는 영화는 주류영화와는 달리 기괴하고 특이한 작품이 많다.
방송에서도 일부 시청자들이 특정프로를 열렬히 좋아하거나 이 프로를 중심으로 동아리를 만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PC통신을 매개로 시청자들의 의견이 방송사에 직접 전달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 「컬트」방송프로는 미스터리 드라마 『X파일』(KBS-2TV 월 밤11시).전세계적인 컬트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이 시리즈는 우리 나라에서도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수많은 「신도」를만들어내고 있다.

<본지 5월18일자 34면 참 조> 이들이 「예배」를 갖는 공간은 극장이 아니라 PC통신.이들은 천리안과 나우누리에 각각「X파일 팬클럽」과 「X파일동호회」를 개설해 이 드라마에 대한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보다는 덜하지만 MBC 『미기픈물』(화 밤11시50분)과 EBS 『시네마천국』(금 밤9시25분)도 「컬트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미기픈물』은 국악을 클래식.록.재즈 등 다른 장르의 음악과 융합해 대중화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 봄개편 때 폐지될 뻔했다.그러나몇개 되지 않는 전통음악 프로를 없애선 안된다는 PC통신 이용자들의 반발과 일반 여론에 밀려 계속 방송되고 있다.
***서로 의견 교환 『미…』이 일부만 즐기고 있는 국악을 널리 보급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는 반면 EBS 『시네마 천국』은 오히려 소수 매니어를 위한 프로그램.
할리우드 중심의 백화점식 영화소개 대신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영화 지식을 전달한다는 차별화 전략이 인기의 비결이다.
『시네마 천국』역시 PC통신에 방을 개설,시청자의 의견을 듣고 있다.시청자들은 이곳을 통해 방송내용중 오류를 지적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TV의 「컬트」현상은 시청률 경쟁에 급급해 흥미위주의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기존 방송풍토에 자극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또 갈수록 다원화하는 사회에 걸맞은 방송문화를 정착하는데도움이 될 전망이다.
고정팬들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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