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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극장가 액션.스릴러.컬트 영화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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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번 주 극장가의 식단은 풍성하다.할리우드의 흥행대작 2편이격돌하고 컬트영화의 고전 1편이 처음으로 선보이며 수준급의 이탈리아 스릴러물도 개봉된다.여기에 호주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특이한 로맨틱 코미디 1편과 오랜만에 보는 국산 반공영화 1편이 곁다리를 껴 모두 6편이 선보인다.
『더 록』은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살았지만 정부의 부당대우에 분노해 반란을 일으킨 전설같은 인물 허멜 준장과 그를 진압하려는 FBI간의 대결을 그린 액션물.군의 최정예인 해병특전대원들과 테러 진압 전문가들의 싸움이라 액션의 질이 뛰어나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강해 드라마적 요소도 잘 갖췄다.숀 코너리.니컬러스 케이지.애드 해리스등 캐스팅도 호화판.미국식 국가주의가두드러져 걸리지만 오락영화로서는 흠잡을 곳이 별로 없다.데뷔작『나쁜 녀석들』로 흥행과 비평적 평가를 모두 잡았던 마이클 베이가 연출.
『트위스터』는 한국에선 볼 수 없는 거대한 회오리바람을 소재로 한 점이 이색적.어린 시절 트위스터에 아버지를 잃은 여자 기상학자가 트위스터의 생리를 캐내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다.여기에 약간의 로맨스가 곁들여지지만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약하다는 지적.캐스팅도 『더 록』에 비해서는 소박할 정도다.그러나특수효과의 귀재 조지 루커스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 낸 진짜같은 트위스터가 이런 약점을 뒤덮어버린다.소와 유조차는 물론집까지 날려버리는 트위스터를 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스피드』를 만든 장 드봉이 연출했다.
『이레이저 헤드』와 『스탕달 신드롬』은 대작은 아니지만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데이비드 린치의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는 기형아를 낳은 젊은 부부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충격적인 시적 이미지로 그려낸 컬트영화의 대 명사.77년뉴욕의 시네마빌리지극장에서 처음 상영됐을 때 첫날 관객은 25명,다음날 관객은 24명이었으나 점점 인기를 끌며 99주동안 장기상영됐었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9일 동숭시네마텍에서 처음으로 자정시사회를 가졌을 때 1천여명의 관객이 몰려 대조.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컬트는 이미 컬트가 아니고 컬트를 소비하는 패션인가.
『스탕달 신드롬』은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거장 다리오 알젠토 감독이 예술작품을 보고 광기를 느끼는 정신병적 징후인 스탕달 신드롬에 흥미를 느껴 만든 사이코 스릴러.로마경찰의 아름다운 여형사가 우연히 전시회 그림을 보다 이 증세에 걸 려 살인마로변하는 과정을 섬뜩하게 그렸다.다리오 알젠토 감독의 친딸인 신성 아시아 알젠토가 여형사로 열연.
『투 이프 바이 씨』는 그림도둑 남녀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호주감독 빌 베네트의 할리우드 진출 처녀작.인기스타 산드라 블록을 기용했지만 영화 자체가 매끄럽진 못하다.그러나 대사와 디테일에 재미를 느끼는 관객이라면 한번쯤 볼만하다.
『알바트로스』는 이정재.차인표.이휘재가 군복무중 출연한 반공영화.6.25때 포로로 잡혀갔다가 40여년만에 탈출한 조창호 소위를 모델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한자리에 모아놓기 어려운 스타들을 기용했지 만 철 지난반공영화에 관객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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